박명수와 정준하를 모두 품에 안고 갈수 있을까?
대한민국 사람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의 주말저녁을 책임져줬던 무한도전의 김태호 피디는 예능프로그램을 장기간 히트쳐서도 아니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새로운 컨셉의 예능을 최초 시도하여 성공시켜서도 아니고 잘생겨서도 물론 아니지만, 내가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이다.
이유는 저 많은 업적? 외로 사람들을 이끌어나가고 그런 와중에 리더란 무엇인가 라는 화두를 내게 던져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처음에 무모한도전으로 시작하였고 초기멤버도 우리가 알고 있는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노홍철 이 아니었다. 유재석은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한 건 맞지만 박명수조차도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으며, 정준하도 최초 멤버는 아니었다. 여튼 정확한 방송가 팩트는 나로서 확인 할 바는 없지만 무한도전을 하면서 출연자들 스스로 멘트한 바에 의하면 멤버의사와 상관없이 김태호 피디에게 방출당한 사실은 없어보인다.
한 프로그램의 피디로서 티비 방송이라는 종합예술의 총 지휘자로서 프로그램 성패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출연자의 진퇴에 대하여 많은 고민이 있었을 줄 안다. 프로그램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 돈다든지, 다른 출연자와 불화가 있다든지 하는 부분에 대하여 과감히 결단을 내리고 썪거나 고름이 차 있는 부분을 도려내야 할 지도 모른다.
시청자로서 보이는 부분과 출연자들 스스로 멘트한 부분을 보고 느꼈을 때 수 년간 무한도전을 하면서 출연자 스스로 슬럼프를 느끼거나 다른 출연자들과의 알력, 다툼, 불편함 등의 있었음은 누구라도 알 것이다. 여기서 김태호 피디를 존경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나온다. 김태호 피디는 이런 어려운 부분을 과감히 드러내고 이를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멤버들이 친해지지 못하고 어색한 상태를 '친해지길 바래' 라는 코너를 만든다던가, 멤버끼리 불화가 있던 것을 과감히 방송에서 그대로 노출시켜 하나의 웃음코드로 계속 써먹는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물론 저런 시도들로 인해 출연자들 사이에 정말로 불편하이 없어졌는지, 불화가 없어졌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부분을 과감히 공개하고 노출하고 이를 예능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시청자 입장에서는 영문모를 어색함, 불편함이 어느정도 이해되고 공감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고 마치 우리 가족 중 어느 형제끼리 싸우거나, 부모님이 싸우더라도 우린 가족이니까 다시 화해하고 풀어질 수 있는 것처럼 그들의 그런 다툼들이 가족간 사소한 다툼처럼 느껴지게 되었다.(개인적인 감정이나 소회입니다. ^^) 여튼 중요한 것은 '아니까 보인다' 라는 점이다
김태호 피디는 리더로써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멤버들 중 어느하나를 버리거나 잘라내거나 도려내지 않았다. 그렇다고 리더가 부처님과 같은 마음으로 멤버들을 무한정 감싸주거나 포용한 것도 아닌것 같다. 아마도 시청률이 잘 안나오고 멤버들끼리 문제가 있을 때마다 그때마다 무언가를 바꾸고 없애고 하였거나 문제들이 있음에도 그저 부처님의 자비와 같은 마음으로 방치하였더라면 지금처럼 전설의 무한도전은 없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이다. 김태호 피디는 사람들을 바꾸거나 직접적으로 고칠 것을 강요하지 않았다. 문제점을 인식시키고 계속적으로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만인에게 드러냄으로써 스스로 수정하게끔 이끌었다. 또한 그걸 바라보는 주위사람들의 이해를 구했다. 이해를 구하는 방식도 쿨했다. 구차한 변명으로 포장하거나 사실이 아닌 다른 이유를 끌어와 적당히 이해를 구하는 것이 아닌 사실 그대로 노출해서 우린 좀 유치하게 이런 것들로 싸우고 다투고 있는데 너가 봐도 좀 웃기지? 라는 방식을 택했다. 사실 인간관계의 다툼이나 불화는 알고보면 예닐곱살 꼬맹이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린시절 친구들과의 다툼과 어른의 그것과 본질적으로 다른게 뭐가 있을까 싶은 것이다.

앞서 말한 삼국지에서의 경우에 만약 김태호 피디가 제갈량의 상황에서 마속을 어떻게 했을까? 물론 당시상황, 처해진 위치, 국가적인 위기상황, 전쟁 등등 단순 비교자체가 무리고 말이 안되는 것쯤은 안다. 그런데도 만약 김태호 피디가 제갈량이었다면 마속을 어찌했을까? 라는 순수한 호기심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내 생각에는 김태호 피디의 경우 절대 마속을 베지는 않았을 듯하다. 예능의 본질이 웃음이라면 전쟁의 본질은 승리의 쟁취이다. 김태호 피디가 제갈량이 마속을 참한 것처럼 논란있는 멤버들을 갈아치우고 잘라버렸다면 절대 지금과 같은 무한도전을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김태호 피디는 이들 멤버들의 문제점을 오히려 예능의 본질이라는 웃음으로 승화시킨 것처럼 마속을 베지않고 마속을 재기용해 전쟁에서 승리를 쟁취하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각론으로 들어가 마속을 어떻게 재기용하고 어떤 전략을 쓸지는 나로선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 그럼에도 그는 명장이니까 그일을 해낼 것이다.
살다보니 인정하지 아니할 수 가 없는 게 몇 개쯤 생기는데, 우리 같은 범부는 천재를 절대 따라할 수도 이해할 수도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내가 천재라고 존경하는 김태호 피디라면 당시 전쟁에서 마속을 부득이 베지 않고도 종국엔 승리를 쟁취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