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조차 잠든 하늘엔

아무도 없어라

by Roke

사업 얘기를 하다 보면 가장 먼저 듣는 얘기가 '돈 되는 거야?' 혹은 '에이 그거 돈 안돼'처럼... 많은 경우가 돈으로 환산이 됩니다. 당연한 얘기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좀 섭섭합니다. 일을 일 자체로 바라볼 수는 없는 걸까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은 대개 '꼭 필요한 일이지만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일'이라던가, '다수에서 배제된 소수를 위한 일' 같은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태생적으로 돈 되는 일이 될 수가 없죠. 다만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죠. 좋은 일, 괜찮은 일이라면 오래도록 계속되어야 하니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동기는 '내 일'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전까지 하던 일에 불만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만, 꽤 오랫동안 대행일을 하다 보니 회의적인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행이라는 게 사실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인데, 정보 사회가 되면서 과연 나는 전문가일까? 또 전문성을 유지할 수는 있을까?라는 의문. 그러다 보니 점점 그저 남의 일을 대신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내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지요.


그랬더니 하고 싶은 일은 끝도 없이 나옵니다. 그저 아이디어에 불과할 뿐이지만, 때로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또 어떤 생각들은 실제로 세상에 나오기도 합니다. 어느 누군가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그걸 실행하고 있다는 뜻이죠. 그럴 때는 고맙기도 하고, 그 일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그 일이라는 게 꼭 내가 해야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꼭 필요한 일을 누군가가 하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거죠. 또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것이고요.


그래도 여전히 '꼭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겠지요. 지금처럼 도시 한 구석에 웅크리고 있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겁니다. 한창 때는 '나 혼자 다 할 수 있어'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만 지나고 보니, 딱 객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더라고요.


암튼 본의 아니게 주어진 안식의 시간을 슬슬 끝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 웅크려 있었던 걸까요? 다시 세상 속으로 나아가는 일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용기 내어 보려고요.


애초에 이 매거진은 그럴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필요한 일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어서... 만든 것이었거든요. 그동안 살짝 감추기도 하고 다른 포장을 씌우기도 했지만, 이제 제 길을 가도록 하고자 합니다. 오늘 밤은 딱 이 정도만 힘을 내겠습니다.


따로 또 같이 II 앨범 커버(따로 또 같이, 1984) *다스??? ㅋㅋ

별조차 잠든 하늘엔 (by 따로 또 같이): 5분 54초

작사/작곡: 이주원

1984년에 발매된 '따로 또 같이'의 두 번째 앨범 수록곡. LP기준으로 B면의 첫 번째 곡. 워낙에 좋은 곡들이 많아서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고, 나 같은 경우는 어느 한 곡을 따로 듣지 않는 편이나... 그래도 앨범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던 곡이라 한다. (살짝 의심. 내 판단으로는 대중적으로 친숙할 것으로 생각되는 다른 곡들이 즐비한데...)

'따로 또 같이'는 80년대 포크록 그룹으로 강인원, 나동민, 이주원 그리고 전인권으로 구성된 밴드였다. 미국의 '크로스비, 스틸스, 내쉬 앤 영(Crosby, Stills, Nash & Young)'과 비슷한 모양새다. 전인권은 1집 이후 탈퇴했고, 이 앨범은 3명이서 만든 작품이다. 중요한 것은 이 앨범의 연주자 중에 최성원과 허성욱이 있다는 점.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들국화' 탄생의 씨앗이 된 그룹과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3명의 멤버들이 각각 3곡씩, 그리고 김현식의 곡 '첫사랑'까지 총 10곡의 수록곡이 있는데, 각 멤버의 개성이 잘 드러나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본적으로 곡들의 완성도가 뛰어나다. 후에 리스트 작업을 한다면 한국판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명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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