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the sun is eclipsed by the moon
'작은 것은 아름답다'라는 말이 예뻐 보이기는 하지만, 원가 현실과는 약간 괴리감이 있죠. 원래 슈마허가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적정 기술'이라는 것이지만, 그냥 저 말만 생각하면 뭔가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더 크고, 더 많고, 더 화려한 것을 추구하는 문화 속에서 평생을 살게 되니까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그려보다 보면 이런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거 돈이 많으면 너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인데?' 그런 일 흔하잖아요. 작은 기업에서 온 힘을 다해 연구하고 개발하면 대기업이 쓱 아이디어를 채갑니다. 어떤 경우는 대놓고 훔쳐 가기도 하죠. 차라리 돈 주고 사면 그게 고마워 보일 정도죠. (뭐 많은 스타트업이 실제로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지만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들이 아무 사업이나 가로채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돈이 되느냐? 의 문제죠. 즉 얼마나 큰 사업이냐가 중요한 관건이 되는 거죠.
제가 오랫동안 생각하던 것 중의 하나가 '문화유산 Live TV'였습니다. 문화유산을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거죠. 실제로 유튜브 라이브 섹션을 보면 이런 채널들 많습니다. 보통은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많이 합니다. 그리고 화면도 고정이라 큰 재미도 없습니다. 암튼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여 이를 문화유산에 적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혼자서 혹은 작은 회사 입장에서는 이게 간단치만은 않습니다. 초기 비용도 좀 필요하고요. 하지만 예를 들어 KT 같은 회사의 입장에서는 너무 쉬운 일이죠. 그냥 하자고 마음먹으면 되니까요.
최근에 아이디어를 정리해서 큰 회사에 다니는 분에게 의견을 들어 보았습니다. 아이디어는 재미있는데, 큰 회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 잘라 말하십니다. 이유는 바로 '돈이 안되기 때문'이죠. 손해를 본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윤이 작다는 것이지요. 이로서 제가 세운 하나의 가설은 일부 증명이 되었습니다. 바로 '가장 확실한 진입장벽은 작은 아이디어 아닐까?'라는 것입니다.
작은 사업의 장점은 또 있습니다. 경쟁 관계가 아닌 협업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죠. 예를 들어서 내가 우리 동네에 책방을 내면 다른 동네에 똑같은 책방이 생겨도 상관없죠. 오히려 더 많이 생기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내 아이디어를 감추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누구나 하고 싶으면 하면 되고, 거기에 더 좋은 아이디어를 더할 수도 있죠. 망할 위험도 없습니다. 애당초 투자라고 할만한 것도 별로 없으니까요.
확실히 작다는 것은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의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욕망'에 반한다는 것이죠. 욕망은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야생의 생존 본능이 문명 속에서 욕망으로 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니 작은 것들에 관심이 있을 리가 없는 것이죠.
그런데 말이죠, 작은 세상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10만 원짜리 만찬이 아니어도, 안락한 대형차가 아니어도, 백 평이 넘는 큰 집이 아니어도 만족하고 행복한 사람들이요. 무언가 거대한 성취를 이루지 않아도 오늘 하루 잘 살았음에 감사하는 사람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때론 무지하다고.. 혹은 아무 생각 없다고 할지 몰라도 그저 자신의 세상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제가 생각하는 작은 아이디어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생각입니다.
언젠가 가까운 선배에게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우리가 떼돈 벌려고 일하는 거 아니잖아요. 그저 하루 마실 소주 값만 있으면 되죠.'
여하튼, 그렇습니다.
Eclipse (by Pink floyd): 2분 3초
작사/작곡: Roger Waters
1973년 발매된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여덟 번째 스튜디오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의 마지막 곡이다.
이 앨범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은 빌보드 앨범 차트인데, 고등학교 내내 이 앨범이 언제 사라지나 매주 확인했을 만큼 오랫동안 차트에 머물렀다. 공식 자료에 의하면 1973년부터 1988년까지 741주나 차트에 머물렀고, 2009년 다시 등장하여 지금까지 총차트에 머문 기간이 900주가 넘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 앨범 차트에 올랐으면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이는 데, 역대 판매 수위는 4위다. 가늘고 긴 게 이런 것인가?)
영화 '스쿨 오브 록(School of Rock)'에서도 이 앨범이 등장하는데, 'The great gig in the sky'의 보컬을 들어 보라고 한다. 이 곡의 보컬은 Clare Torry라는 가수가 담당했다.
싱글로 발매된 곡은 'Money'와 'Us and Them' 2곡뿐이지만, 'Time', 'Any Colour You Like'등 전 곡이 유명하다. 곡들이 계속 이어져서 전체를 한 곡이라고 해도 별 차이 없을 뻔했다. (많은 대곡들이 이런 식이다. 전체가 한 곡이지만 소제목으로 구분을 하고 전개를 달리 해서 한 곡이라고는 하지만 따로 떠어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앨범에서 어느 한 곡을 고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나는 상징적으로 마지막 곡을 골랐는데(사실 앞의 곡인 'Brain Damage'와 완전히 붙어 있어서 이 두 곡을 합쳐 하나의 곡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서사시와도 같은 이 앨범의 음악 여정을 정리해주기도 하고, 마지막 가사 'And everything under the sun is in tune. But the sun is eclipsed by the moon' 부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 깔린 '어떤 생각'과 흡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