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ke Nov 13. 2015

Now it's raining inside

지나고 나니 사랑이었더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그 순간을  돌아본다. 그 순간이 지니는 의미를.. 깨달음은 언제나 늦다. ('연애시대' 중)


옛날 얘기예요.

꼬마 아가씨랑 명동 거리를 걷고 있었죠.

그녀는... 말하자면 '아는 여자'쯤?


날이 조금 흐렸지만,

두 사람 모두 우산을 갖고 다니는 사람들은 아니었어요.

만나면서도 비 오면 맞고 다니자 얘기했죠.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비 좀 맞아도 괜찮았어요.

나는 아직 젊었고, 그는 한창 혈기 왕성할  때였으니까요.


그가 잠깐 섰어요. 그리고 귀를 기울여 보라고...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라고... 같이 듣고 가고... 얘기했죠.


가게 입구에 걸린 조그마한 스피커에서는 유라이어 힙(Uriah Heep)의 Rain이 흘러 나왔죠.

나도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는 노래지만,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온몸을 기울여 들었어요.

 

살짝 현실을 벗어난 기분,

축축한 온기가 느껴지고, 살짝 마음이 두근 거렸죠.

손 잡고 싶은 마음.... 그러나 노래는 길지 않았어요.


노래가 끝났고, 비도 금방 그쳤어요.

우리는 가던 길을 갔죠.


지금도 여전히 길을 가고 있어요. 나는.

그 날의 비는 지금도 여전히 내리고 있네요.


Rain (by Uriah Heep): 3분 59초

1972년 11월 발매

Uriah Heep의 5번째 스튜디오 앨범 'The Magician's  Birthday'의 5번째 곡

작사/작곡: Ken Hensley

유라이어 힙은 내가 음악을 듣기 시작한 때 알게 된 밴드라서, 당연히 이 곡도 내가 무척 사랑하는 곡 중의 하나다.

비 오는 날 찾는 '제목에 비 들어 가는 노래'와 같은 상투적인 라디오 방송을 좋아하진 않는다. 다만 비 오는 날에 좋은 것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담배, 그리고 음악 듣기. 정확하지는 않지만, 공기 밀도가 올라가든, 습도가 높아서 그렇든... 담배는 연기가 시각적으로 풍부해져서 좋고, 음악은소리가 평소보다는 잘 들린다. 비 오는 날의 노래로 나에게는 이 곡이 최고!

가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네이티브일 경우) 초등학생 수준의 작문 아닌가? (죄송합니다. ^^;;) 철딱서니 없고, 순수한 게 죄는 아니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