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웨이팅에 스트레스받지 않는 방법
잠봉뵈르 (Jambon Beurre)
" 네?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요? "
" 지금 7번째 손님입니다. 밖에서 기다리셔요~ "
음식점 주인의 말을 듣자마자 아쉬운 표정을 뒤로하고 나오지만, 대부분의 경우처럼 우리 부부는 미련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 어제는 압구정의 중국 음식점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짜장면과 고추 탕수육이 너무 생각났던거지 하지만 30분 이상 기다린다기에 결국 웨이팅을 하지 않고 그 옆에 새로 생긴 듯한 깨끗한 식당에서 낙곱새를 먹었다. 낙곱새가 맛이 없었다면 조금 억울했을 수도 있지만 흡족하게 배 두드리고 나왔으니 대만족!
연애할 때 우리도 맛집을 꼭 찾아다녔다. 남편이 공보의로 지방에서 군 복무를 했기 때문에 우리는 주말에만 만날 수 있었고, 주말 데이트를 하면 맛집을 찾아 기다리다가 먹는 것으로만 시간을 다 보냈다.
사실 남편은 맛집을 '기다리면서까지'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주의라 그 당시 나 = 여자 친구 눈치를 보며 해준 거란 걸 뒤늦게 알았다. 그래도 꽤 오랫동안 맛집 대기 요정인 나를 잘 맞춰주었다지.
그러던 어느 날, 회사 근처에 돈가스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 체인점으로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그 돈가스 맛집을 보자마자.. 속에서 알 수 없는 배신감이 들었으니..
대학로 돈가스 맛집이라며 한 겨울에 오들오들 떨며 기나긴 줄을 웨이팅 하며 기다렸는데, 내 앞에서 그 돈가스집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안심 돈가스가 똑- 떨어졌다며 나부터는 안심 돈가스를 주문할 수 없다는 거였다. 정말 눈물을 머금고 등심 돈가스를 먹으면서 언젠가 안심 돈가스를 꼭 먹으리라고 다짐했지만 다시 그 기나긴 웨이팅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속으로 벼르고만 있었다.
그때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 그래, 1년이 지나고 나서도 맛집의 맛이 변하지 않지. 한참 인기몰이를 한 시점을 피하고 가야겠다. 또 누가 알아? 가까운 곳에 분점이 생길지도? " 웨이팅에 기다리는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굳혀진 것이다. 그 뒤로 이런 관점으로 맛집을 대하니 휴일의 시간을 더 길게 쓰는 느낌마저도 들었다. 나의 생각에 힘을 실어주듯, 유명한 도넛 집에서 도넛이 나오는 시간까지 맞춰 기다릴 만큼 문 밖으로 줄이 길게 늘어서던 그곳은 집 근처에 분점이 생겼고 심지어 이제는 배달 어플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낮에 홈카페를 오픈하며 브런치로 만들어먹은 잠봉뵈르 또한 그러하다. 작년 즈음에 잠봉뵈르 맛집으로 유명한 카페가 자주 눈에 들어왔다.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들은 앞다투어 인증하기에 바빠 보였는데 나도 질세라 흐름에 타기보다는 참을 수 있을법한 궁금함이라 기회가 되면 맛보아야지 하고 있었다.
기다린 보람이 느껴진 이유는 이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잠봉(햄)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무려 '새벽 배송'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맛집에서 직접 먹는 그 복작복작한 재미까지 가져올 수야 없겠지만 말이다.
프랑스 국민 샌드위치라는 잠봉뵈르!
야채나 채소 없이 오로지 잠봉(Jambong ; 햄)과 뵈르(Beurre ; 버터)로만 만드는 간단한 브런치다.
간단한 레시피인 만큼 재료의 퀄리티가 중요할 것 같아 AOP인증 받은 버터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라꽁비에뜨 버터를 꺼냈다. 햄 버터 바게트가 느끼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사과 코울슬로도 같이 만들어 보았다.
( 재료 : 2인분 )
Ingredients - Quantity
[ 잠봉뵈르 ]
잠봉(햄) - 200 g
뵈르(가염버터) - 100 g
바게트 빵 - 1/2 개
[ 사과 코울슬로 ]
사과 - 1 개
당근 - 1/4 개
(드레싱)
디종 머스터드 - 1/2 T
레몬즙 - 1 T
올리고당 - 1 T
마요네즈 - 4 T
(
■ 조리시간 : 10분 ~ 15분
■ 난이도 : ★☆☆☆☆
■ 조리과정
[ 사과 코울슬로 ]
STEP 1. 사과 한 개를 깨끗이 씻고 껍질을 벗겨주고 채 썰어 줍니다.
STEP 2. 당근도 채 썰어 줍니다.
STEP 3. 소스 재료를 넣고 버물려 줍니다.
ambon Beurre)(Jambon Beurre
[ 잠봉뵈르 ]
STEP 1. 바게트 빵은 살짝 구워주면 더 바삭해집니다. 바게트 빵 양면에 버터를 발라줍니다.
STEP 2. 잠봉 햄을 펼쳐줍니다.
STEP 3. 바게트 빵을 먹기 좋게 썰어줍니다.
낮에는 햇살 맛집 홈카페를 운영하는 만큼 오늘도 늘 그렇듯 햇빛 단골손님에게 정성스럽게 브런치를 내어주었다. 이번 주 한 주 꽃은 거베라와 튤립, 설유화 조합인데 너무 예뻐서 시들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ㅎㅎ
햇살맛집 홈카페 오픈
잠봉뵈르와 사과 코울슬로 브런치 메뉴
잠봉뵈르는 맛있다!
레시피 영상도 함께 기록해봅니다 : )
https://youtube.com/watch?v=8aHnT2klGpQ&feature=share
< 맛집 웨이팅에 스트레스받지 않는 방법 >
1. 맛집을 믿는다! ( 그 맛집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고, 널리 이롭게 퍼질 것이니라 )
- 1년이 지나도 그 맛은 안 변해!!
- 분점이 생길 수도 있잖아?
- 우리는 OO의 민족이다!
2. 시간에 대한 명언을 기억한다.
- 짧은 인생은 시간의 낭비에 의해 더욱 짧아진다. - S. 존슨 -
- 나이를 먹고 세월이 흐르면 시간이 없으니 좋아하는 일부터 먼저 하라. - 이어령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