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책 메타버스 <디지털 지구, 뜨는것들의 세상> 를 읽고
한 번쯤은 궁금했다.
내가 왜 이토록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사는 걸까?
초등학교 때 일기는 개학전에 몰아쓰지 않았나?
지금은 나의 일상을 인터넷상에 끊임없이 기록하며 공유하는 활동을 매일같이 하는데,
왜 그렇게 하는걸까? 왜 일까?
지금 살아가는 디지털 세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산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김상균 저자는 진득하지 못하고 호기심이 많아 여러분야를 옮겨 다니며 탐구하고, 연구하고, 스타트업 창업까지 하셨다.
이제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저자의 다양한 관심사 덕분에 이런 좋은 책이 만들어졌다고 감히 추측해본다.
이 책은 단순히 " 디지털 기계 발전에 의한 미래 산업의 변화 양상 "을 예측하거나 서술하는 내용이 아니다.
아날로그 지구와 공존하는 디지털 지구를 " 인류학점 관점에서부터 철학적인 관점, 호르몬. 뇌과학 분야의 지식까지 총 동원하여 다양한 시선으로 재해석하여 분석했다.
무엇보다 이를 배경지식이 아예없는 일반인이 읽어도 이해하기 쉽게 글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채사장 작가 이후로 저자에 대해
감탄하면서 본 책이다.
책 제목인 " 메타버스 "에 대한 정의가 생소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메타버스란 메타(meta) : 초월, 가상 +
유니버스(universe) : 세계, 우주를 합친 용어로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즉, 디지털화된 지구를 말하는 것이다.
이를 크게 4가지 세계로 분류하여 책에서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사실 우리는 원격회의나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서 언텍트 세계인 디지털 지구 안에서 살아왔지만 현실세계에 머무는 이들이 더 많았다고 한다. 결국 코로나가 디지털 지구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지도록 강제 이주를 시켜준 것이다.
이런 현상을 '언젠가는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노라'로 받아들이게끔 인류학점 관점에서 살펴본게 매우 신선했다.
1) 호모 사피엔스 -> 2) 호모 파베르 -> 3) 호모 루덴스 -> 4) 호모 데우스 순으로 설명하며
결국 인간은 아날로그 지구로 채우기 부족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디지털 지구를 만들어갈 수 밖에 없고, 우리는 이제 아날로그 세계와 디지털 세계 양쪽을 둘 다 살아내야 하는 필연적인 운명으로 세상을 살고있음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더불어 그래서 내가 요즘 바쁘구나.. 라는 생각도!
특히 라이프로깅 세계 속 인간관계 부분을 공감하며 재밌게 봤다.
타인의 반응에 대한 도파민 분비, 내가 기대했던 반응을 상대방이 보여주면 분비되는 엔드로핀,
또한 일정수준 채워졌다 해도 영원히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의 보상 시스템으로 하여금 소셜 미디어에는
더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무언가를 올리고 반응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런 뇌과학 호르몬적으로 인간을 분석하다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SNS는 결코 망할 수가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타버스 안에서 만난 친구를 '나는 널 언제라도 자를 수 있어!' 라는 통제감으로 현실세계보다 디지털 세계에서 마음의 평온을 느낀다는 사람들 이야기에 우리가 이 시대에 현실세계의 인간관계를 너무 무겁게 짊어지고 사는 건 아닌가 라는 부분에서는 다소 다른 생각이 있었다.
아니, 이 안에서도 인간관계는 충분히 무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책을 끝까지 읽어보니 내가 느끼는 가볍지 않은 감정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인간관계를 크게 2가지 관계로 나누는데 하나는
교환 관계, 하나는 공유 관계이다.
여기서 < 사랑, 애착, 유대감 >을 얼마나 주었느냐에 따라 그 관계는 공유 관계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즉, 내가 디지털 세계에서도 사랑, 애착, 끈끈한 유대감을 나누었다면 상대방과의 관계가 당연히 가깝다고 느끼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옥시토신 호르몬으로 인해 조절이 되는데
서로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게 하고, 상대방을 배려하게 된다고 하니 상대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소중한 사람에게
정서적으로 더욱 잘 표현해줘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책의 결론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아무리 깊은 세계관, 많은 사람들, 수많은 상호작용을 메타버스 안에 넣고자 노력해도 담기지 못하는 현실의 가치가 있다. 삶의 시작과 끝인 탄생과 죽음.
출입이 가벼운 세계인 메타버스는 한번의 탄생으로 시작해 한번의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삶의 무게를 짊어지지는 못한다고.
저자는 메타버스를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또 한편으로는 현실세계를 대체하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진심을 내비쳤는데, 동감하는 바이다.
앞으로 디지털 세계와 공존하면서 아날로그 세계에서도 살아내야 하는 우리, 우리 후손세대에게 현실세계에서의 가치를 잃지않고 디지털 세계에서도 조화롭게 잘 살 수 있는 현명함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이 책의 일회독을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