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팀을 내 팀처럼, 동료 1.5배 협업술
16년 차 직장인의 능수능란하게 업무 시너지내기
안녕하세요 퍼포먼스 스피치 코치 석혜림입니다.
오늘은 스피치 코칭이 아닌, 직장에서 옆 팀도 내 팀처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비밀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저는 16년 동안 쇼호스트로 방송하고 있는데요.
사실 홈쇼핑은 협업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분야입니다. 하나의 상품이 방송되는 과정을 보면,
제품의 개발자와 MD가 만나고 여러 차례 회의하며 제품의 대량 생산화 가능 여부나 홈쇼핑 심의에 맞춰 규격화 시킬 수 있는지를 논의합니다. 그리고 완성된 제품의 포장이나 디자인을 담당자가 손 보기도 합니다. 그 뒤에는 홈쇼핑 PD와 쇼호스트가 배정되고 함께 상품 콘셉트와 방송 내용을 정해야 합니다. 어떤 영상이 필요하고 어떤 멘트가 중요한지 피켓은 무슨 문구를 제작할 것인지도 이 단계에서부터 논의됩니다.
그 사이 제품에 문제가 없는지 홈쇼핑 품질관리팀이 단계별 품질 검사를 하고, 동시에 심의팀에서 완성된 제품의 포장지나 방송 문구를 다시 한번 심의합니다. 이 단계가 통과되고 나면 제품의 물류창고 입고라든지,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에 등록하는 일 등이 이뤄 지는거죠.
복잡해보이지만 이건 방송 전 준비 단계일 뿐입니다.
방송에 들어가면 스튜디오를 상품에 맞게 디자인해주는 파트, 상품이 어떤 색이냐에 따른 조명 준비며 상품을 돋보이게 해줄 셋트도 제작이 되어야 합니다. 상품이 식품일 때의 조명과 옷이나 화장품일 때의 조명은 확연히 다릅니다. 오디오 팀은 생방송 마이크와 함께 중간중간 상품에 맞는 음악을 선곡합니다. 홈쇼핑은 음악에 따라 주문 콜이 움직인다고 할 정도로 음악과 연관성이 깊거든요.
카메라 팀도 생방송 당일에는 간단한 사전 회의를 통해 상품을 어디에서 비춰야 할지, 또는 쇼호스트가 어떤 방식으로 제품을 보여줄지 함께 논의합니다. 오프라인 판매와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영상으로 구현된다는 점이기 때문에 카메라팀과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외에도 비디오 감독과 코디네이터, 메이크업 아티스트, 현장 진행을 돕는 FD까지, 보이는 곳부터 보이지 않는 곳까지 모든 분야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품이 고객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고, 각각의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상품은 제대로 판매될 수 없습니다. 홈쇼핑뿐만 아니라 지금 이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든 분야의 일들이 아마 비슷할 겁니다. 특히나 새로운 산업시대에는 협업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까지 단언합니다. 협업. 과연 협업은 정말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요?
협업의 중요성
협업이 앞으로의 큰 줄기가 될 것이라는 건 미래의 상징인 아이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언과 함께 아이들 교육조차도 ‘나홀로 공부’에서 협업과 소통 중심의 교육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단순히 공식을 외워서 푸는 것이 아니라 팀이나 파트너를 정해서 협동과 경쟁을 통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논의해서 창의적 결과물을 내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몇몇 혁신학교나 대안학교에서만 이뤄지던 교육방식이 이제는 점차 일반 공교육으로 확산되고 있어요. 물론 평가와 반영 비중은 다르겠지만 아이를 셋 키우는 학부모 입장에서도 그리고 예전 대안학교 선생님을 꿈꾸던 교육학과 졸업생의 입장에서도 교육은 분명 달라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공부하는 학교도 많이 늘어났고요.
이런 현상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아이들이 성장해서 비즈니스의 주역이 되었을 때 과연 비즈니스 시장은 어떻게 변해 있을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다는 뜻 입니다. 그 사이 수많은 직업의 사멸과 생성이 이뤄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창의성만큼이나 협업을 통한 시너지가 사업과 직업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TV 속 프로그램만 봐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슈퍼스타-K나 K-POP 스타에서 왜 지원자들 간의 협업 미션을 줄까요? 단순히 시청자들을 위한 재미의 요소는 아니지 않을까요?
자신만의 실력을 키우고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자와의 협업을 통해 더 좋은 퀄리티가 나올 것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수많은 명곡은 이런 협업 미션을 통해 나오기도 했죠.
그렇다면 우리가 일하면서 협업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까요?
협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비밀
협업을 통해 장기적인 비즈니스의 성장을 기대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하면 어떨까요.
첫째, 협업자 또는 상호 보완자, 비즈니스 파트너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한다는 협업의 매너를 지키자. 흔히 협업하다 보면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모든 비즈니스는 나의 이익이 기준이 될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고 상호이익이라는 자신만의 잣대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업무에서 생기는 문제점도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일이 잘 진행될 때는 서로의 손을 잡고 힘을 내다가 막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나 몰라라 하는 자세는 옳지 않겠지요.
상품을 만들 때는 미처 보이지 않았던 제품의 단점이, 방송하면서 쇼호스트의 눈에 보일 때가 있습니다. 단순히 상품을 많이 파는 일만이 쇼호스트의 업무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이런 단점을 피드백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제품의 단점에는 눈을 감고 장점만을 부각해 매출을 올리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올리는 행위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품이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도록 쇼호스트가 제품의 문제점을 MD와 제조사에게 피드백하고 보완사항을 함께 고민한다면 장기적으로 상호이익이 될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와의 소통에서도 제품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더 나은 제품이 되기 위해 어떤 보완점이 있을지 함께 논의해나간다면 단기적 매출 상승은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브랜드로서 건강한 성장이 가능합니다.
둘째, 스타트업 파트너를 곁에 두자. 이때 신생 파트너와 협업할 때에는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멘토링과 영감의 공통점은 자신의 분야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른 직무와 함께 작업하다 보면 각각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미래의 실력자를 만나게 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스타트업 파트너들이 시장에서 저평가될 때도 있습니다. 때를 만나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사업의 실력과 인간관계가 반드시 비례하진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을 실행하는 과정에 실제 미숙한 점도 많을 것 입니다. 하지만 코앞의 이익만 보고 이런 파트너들의 손을 놓아 버린다면 장기적으로는 비즈니스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들과의 소통이 어렵더라도 기다리고 성장을 응원하는 자세를 취해보세요. 이러한 모든 행위가 실천하는 멘토링이 될 것이고, 결국 협업의 시너지로 당신에게 돌아올 것 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다양한 분야, 다양한 수준의 협업 단계에서 예기치 못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셋째, 모를 땐 모른다고 말하고 알 것 같은 사람의 힘을 빌리자. 이 간단한 팁은 협업 시너지를 키우는 자세입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일은 점점 더 꼬이게 됩니다. 혹은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음에도 고집 때문에 일의 성과가 정체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직적인 직책 구조까지 개입된다면 그런 경우가 더욱 많이 생길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든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할 자세가 되어 있다면, 그리고 도움을 청할 유연성이 있다면 일은 훨씬 멋진 결과물로 나타날 것입니다.
다른 직무와의 협업은 이제 불가피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완벽한 인간은 극히 드물기 때문입니다. 글로벌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선 온오프라인, 국가를 뛰어넘는 협업도 이뤄질 것입니다. 도움의 차원이 될 수도 있고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함께 작업하는 차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저 역시도 협업의 하모니를 경험하면 할수록 오히려 겸손해집니다. 협업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다면 우리도 성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