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치열함으로 10년을 우아하게 산다
회사에서 붙잡는 신입사원으로 시작하기
나를 뽑은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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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스물 다섯 살에
회사를 입사하면서 들었던 경쟁률이었다.
단 7명의 최종 합격자가 동기가 되었으니까
총 4000명이 넘는 지원자들 중 기회를 얻은 것이다.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아직도 그때의 최종합격 통보 메일을 보관하고 있을 정도다. 그리고 2005년도
신입 쇼핑호스트로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방송 현장은 집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특히 이미 활동하고 있는 쇼핑호스트들은 멋지고 화려했다. 정말 연예인처럼 보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은 ‘왜 내가 뽑혔을까?’였다. 예쁘지도, 키가 크지도 않았던 나였기에
그 당시에는 자격지심에서 시작한 자문이었지만
그 뒤 하나 둘 후배가 들어오고 나도 선배가 되면서
이 질문이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라는 점을 깨달았다.
한 명의 신입 사원, 한 명의 조직원을 뽑고 그 사람을
회사의 인재로 성장시키고 업무를 진행시키는 데에는 회사도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그런데 선풍기 돌려서 제일 멀리 나간
시험지의 주인을 뽑는 것 같은 우연한 선발이 있을까?
결국 이 뜻은
아무런 이유 없이 합격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을 채용해 온 이 회사가 하필이면
1) 이 시기에
2) 왜 나를 뽑았으며
3) 내가 있으면 어떤 이익이 창출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거울을 보듯 묻고 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은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과정이자 앞으로 1년 동안 스스로의 목표를 잡는데 도움이 된다.
비전과 계획을 세우자
비전을 크게 갖자.
그리고 이 비전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건
자신의 가치나 지향점을 이루는 발판이 된다.
수많은 신입 사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신문 스크랩만 하다가 하루를 끝내거나
점심 먹을 식당, 회식할 장소만 잡다가
하루가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꿈을 낮춰 잡지는 말자.
입사 후 1년 동안의 우리가 세운 목표와 계획이
모두 이뤄지는 것도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이런 목표와 계획이 하나도 없으면서
뭔가가 나아지길 바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1년 뒤 나의 모습,
그리고 1년 뒤 내가 서 있을 지점에 대해서 미리 상상하라.
지금 우리는 새로운 나라로 여행을 왔다.
그렇다면 아무런 계획도 없이 지도도 없이
일주일을 여행하는 것과
준비를 하고 계획을 세워서 여행을 하는 것의
감흥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새로운 나라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100%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
분명 입사 2년차가 된 당신의 모습은 꽤 만족스러울 것이다.
회사를 다닌 지 햇수로 15년이 되는데
누군가 나에게 직장을 다니면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묻는다면 무조건 입사 후 1년을 꼽을 것이다.
초기의 1년만큼은 나의 10년을 좌우한다는
마음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학생 때도 새벽에 집중력이 가장 좋은 편이라
회사를 다니면서 새벽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입사 초기에 회사는 목동이었고
우리 집은 잠실이었는데 출근하는 시간이 아까워서
1년 동안은 회사 근처 고시원에서 생활을 했다.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새벽에 혼자 회사에 나와서
나만의 워밍업을 했다.
발성 발음 연습도 하고
선배들 방송 준비 과정도 모니터링하고
그 날 하루 회사에서 이뤄지는 상품들을
미리 살펴보기도 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후배들이 들어올 때마다 강조하는
첫 번째인데 흔히 이 시간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거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입사나 창업의 초기 1년은
차후의 1년과는 질적으로 얻는 성과가 다르다.
자신의 업무는 물론
비즈니스 전반에 관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이 1년이다.
어떤 업무를 하던 회사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을
처음 접하는 시기
그리고 모든 상황들을 관찰자의 시점과
당사자의 시점이 교차되는 감각으로 볼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이때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시스템에 적응을 하면서도
기존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가장 날 것으로 볼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이때이기 때문에 흔히 신입사원들의 아이디어는
매너리즘에 빠져있지 않고 신선할 때가 많다.
현실성이 떨어진다하더라도
귀기울여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때의 감각이 빨리 무뎌지지 않도록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 노트
일단 적자.
1년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느끼는 부분들을
그때그때 나름의 노트에 적어두자.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불만은 일단 나만의 노트에 적어두고
노트를 덮은 뒤에는 회사 조직과 업무의 기본 구조를
파악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부서와 자신의 업무의 핵심을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그 뒤에 노트를 열어 내가 적어두었던 불평이나 불만,
의문점들을 다시 읽어보자.
이미 원인을 알게 된 경우도 있고,
해결책이 보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는 상사가 “그래서 뭐가 문제인거 같은가?” 라는
곤란한 질문을 할 때에도 좋은 힌트가 되기도 한다.
기존의 조직을 마구 비난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지향점을 위한 보완점을 찾으려는
신입사원이라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
또한 입사 후 1년이야말로
누구에게든 쉽게 물어보고 빨리 배울 수 있는 시기이다. 의외로 연차가 쌓이면서 회의를 하거나
업체와 미팅을 할 때 모르는 걸 손들고 물어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당연히 알겠지’ 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동료의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입사 후 1년만큼은 예외다.
선배들에게 가장 많은 걸 물어볼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이때이다.
우리는 업무 특성 상 입사 후 대략 1년이 지나고
각자 스케줄이 본격적으로 나온다.
물론 그 전에도 조금씩 짧은 필러 촬영을 하거나
외부로 출장 촬영을 가기도 한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싶을 때
생방송에 서브 쇼핑호스트로 투입이 된다.
그리고 생방송에서 옆의 선임 쇼핑호스트에게
여러 가지를 배운 뒤 1~2년이 지나면
본인이 메인 호스트가 되어 방송을 이끌어 간다.
후배와 함께 할 때도 있고 전문 게스트와 함께 할 때도 있다.
이 정도의 시기가 되면 각자의 스타일대로
방송을 준비하는 걸 서로 존중해준다.
자유를 얻는 듯 하지만
오히려 이때부터 진짜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준비할 수 있는 시기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방송에 들어가서 중구난방,
아무 말이나 하고 나오기 일쑤다.
내가 무엇을 팔았는지,
어떤 설득을 했는지도 오락가락 한다.
그래서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선배를 따라다니며
방송 준비하는 과정이라던지, 상품 미팅하는 과정,
방송 후 피드백 등의 다양한 과정을
어깨너머로 배우게 한다.
그래서 사실 가장 많이 혼나는 시기도 입사 후 1년이다.
나도 그랬다.
선배의 질문에 엉뚱한 답을 할 때도 있고
미리 준비해 놔야 할 부분을 깜박하기도 했다.
그런데 꾸중에 관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
신입의 1년은 어리숙한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내가 왜 이러지?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 라는
비관적인 생각이 들 때는
일단 내 눈 앞에 놓인 당면한 과제에 집중하면 된다.
그러면 한 단계 한 단계 서서히 해결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낙관하라는 건 아니다.
선배나 협력업무자의 지적에 관해서는
귀 기울여 듣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한 두 번의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실수가 습관이 되지 않게 훈련하는 시기가
바로 입사 후 1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