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인가, 조력자인가

Karu's Story #4

by 카루

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저는 공동체 역량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있나요? 적어도, 저는 그렇지 못합니다. 저는 약해요. 보잘것없습니다. 그렇기에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함께하고자 합니다.


그 시작은 NOCHES였습니다. 1학년 때, 반 남자 친구들 5명이서 결성한 스터디그룹이었죠. 서로 모르는 것을 질문하고, 함께 공부하며 서로가 서로의 멘토/멘티가 되어주는 그룹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스터디그룹이라는 의미가 다소 희석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추구했던 '궁극적인 목표'는 아직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그걸 이루기 위해, 서로 자극하고 함께 이루고자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조별과제라면 창의 진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앞에서 내색은 못하지만 우리 팀을 정말 좋아합니다.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도 너무 마음에 들고, 모두가 적극적이라 정말 신이 납니다. 만약 여러분들과 GGHS Time Table을 만들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저는 집단의 힘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조별과제에서 무임승차를 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별로 달갑지 않겠지만요. 어쩔 수 없습니다. 개인으로서는 합리적인 일이 집단 전체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라고 부르죠.


저런 안타까운 상황만 제외한다면 집단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잃고 휘청거리거나 혼자서 뒤로 넘어질 때, 옆에서 잡아줄 누군가가 있으면 든든하겠죠. 특히 저는 이런 것들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NOCHES를 만든 것도 이런 이유가 한몫합니다.


저는 블로그 포스팅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무뎌졌다고 할까요. 8년 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고, 요즘은 학교 관련 포스팅을 주로 하다 보니 이게 그냥 일상적인 저의 일이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글 쓰는 게 이렇게 편하지 않았다면 '카루의 이야기' 시리즈도 나오지 않았겠죠.


그런데 이런 글들 덕분에 친구들에게, 후배들에게 좋은 말을 듣기도 합니다. 특히나 제가 좌절할 때나 지쳐 쓰러졌을 때, 목표가 없이 나 혼자 흔들릴 때, 여러분의 댓글과 조언이 제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 진로는 명확합니다. 어디 학교에, 어디 과에 갈지도 이미 굳게 정해둔 상태고요. 저만의 작은 신념을 갖고 목표에 도전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저의 특징이 드러납니다. "한 번 찍은 건 끝까지 판다." 대상은 관계없습니다. 이게 사람에게 퍼지면 그 사람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교과나 학문으로 퍼지면 고교과정이고 대학과정이고 일단 책이나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모두 끌어모아 제 것으로 만듭니다. 복소평면, 엡실론-델타 논법, 로피탈의 정리 등등이 예시가 되겠네요. 고등학교 과정에선 나오지 않지만 알면 재미있는 것들이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목표를 공유하고, 서로를 격려할 수 있는 친구를 갖자"입니다. 물론 남들과 공유하기 싫어서, 부담주기 싫어서, 혹은 자신만의 목표를 공유하는 게 꺼려져서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이걸 원하지 않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다만, 결정적인 순간에 여러분들이 패닉에 빠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목표를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나쁠 건 없잖아요?


요즘, 혼란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입니다. 막연했던 미래가 점점 가까워지고 구체화되니 가끔씩은 패닉이 오기도 해요. 그래도, 여러분 덕분에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사실 혼자서 버텨도 됩니다. 그럼 내가 아무리 나 좋은 일만 해도 뭐라 할 사람도 없죠. 집단에 속해있지 않으니까. 그런데 그게 얼마나 갈 수 있을까요?


기댈 사람이 없다는 건 고독한 일이에요. 모든 고통을 다 혼자서 견뎌내야 한다는 거니까. 제가 저런 상황이었다면, 절대로 학교에서 '살아간다'라고 말 못 하고 그저 '버틴다'라고만 했겠죠. 제가 항상 고양국제고 얘기를 하면 '능동적', '살아있다'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런 맥락에서 입니다.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여러분 주위를 둘러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친구들을 경쟁자로 인식하는 순간 그러한 생각이 여러분을 점점 더 옭아매고, 피폐해지게 만들 거예요. 그러나 친구들을 조력자로 보고 지금의 어려움을 함께 이겨나가고자 한다면, 학교생활이 훨씬 편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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