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와 개구리

소식지 구르다 2026, 경칩 편

by 구르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백다섯 번째 장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우네요


잠 속에서 꾼 꿈 이야기로 우네요

지난해 어린 새끼 개구리를 잡아먹은

족제비를 꿈에서도 원망했다 하네요


깨어나니 다시 그 하늘, 그 땅, 그 어둠과 빛


족제비는 잘 살고 있고

저만 미움의 덫에 걸려서

두렵다며 우네요


원수를 사랑하라고요?


절대 쉽지 않지만

서로를 섬기는 것만큼 각각의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요?


왜 그래야 하는데요?


오래 가물다가 단비 내리면

세상 모든 것을

용서하고 싶은 마음 같은 것 아니겠느냐고요?








2026년 3월 5일,

정동주







당신을 보듬다, 소식지 구르다, rollingtea.net








Ladislav Mednyánszky, The country at the foot of the High Tatras after Spring Rain, 1878~1879

https://sng.sk/en/slovak-national-gallery/events/ladislav-mednyanszky-and-mansion-stra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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