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구르다 2026, 경칩 편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백다섯 번째 장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우네요
잠 속에서 꾼 꿈 이야기로 우네요
지난해 어린 새끼 개구리를 잡아먹은
족제비를 꿈에서도 원망했다 하네요
깨어나니 다시 그 하늘, 그 땅, 그 어둠과 빛
족제비는 잘 살고 있고
저만 미움의 덫에 걸려서
두렵다며 우네요
원수를 사랑하라고요?
절대 쉽지 않지만
서로를 섬기는 것만큼 각각의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요?
왜 그래야 하는데요?
오래 가물다가 단비 내리면
세상 모든 것을
용서하고 싶은 마음 같은 것 아니겠느냐고요?
2026년 3월 5일,
정동주
당신을 보듬다, 소식지 구르다, rollingtea.net
https://sng.sk/en/slovak-national-gallery/events/ladislav-mednyanszky-and-mansion-straz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