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아가 팜므 파탈? 글쎄요...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감상하고

by 롤린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출연 배우 중 속마음을 읽을 수 없는 여인, 유성아를 연기한 고민시 배우 칭찬이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자자하다. 칭찬에 공감한다. 대체 무슨 생각 중인지 알 수 없는 유성아의 표정은 그녀를 상대하는 전영하(김윤석 役)는 물론 시청자인 나까지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래서 더더욱 미친 여자 같다. 옆머리 뱅뱅 돌려가며 실실 웃는 유형의 미친 여자는 그간 질리도록 많이 봤다. 그만큼 전형적이고 1차원 적인 묘사다. 허나 진짜 미친 사람은 ‘어떻게 표정 변화 없이 저런 말을 내뱉을 수 있지?’란 경악을 자아내는 잔혹함이 툭툭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담겨 있다. 언제 무슨 일을 어떻게 벌일지 모르니 더 무섭다. 고민시 배우가 이 지점을 잘 파고들었다. 연기력 칭찬이 아깝지 않은 이유다.


고민시 배우가 구현한 유성아를 두고 ‘치명적이다’, ‘매혹적이다’, ‘팜므 파탈이다’란 칭찬 어린 평을 봤다. 공감하기 어렵다. 어디까지나 광녀나 대책 없는 진상 손님일 뿐 팜므 파탈은 아니다. 팜므 파탈이 뭔가. 치명적 매력으로 주변 남성들을 유혹하거나 다가오게 만든 끝에 결국 허우적 대게 만드는 인물을 우리는 팜므 파탈이라 부른다. 팜므 파탈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는 감정을 동요하게 만드는 조련 능력이다. 눈부신 외모와 굴곡진 몸매는 부차적 요소에 불과하다. 인생 나락 갈 것 뻔히 알면서도 다가갈 수밖에 없는 고혹적인 분위기가 팜므 파탈을 완성한다. <데미지> 줄리엣 비노쉬, <헤어질 결심> 탕웨이, <챌린저스> 젠데이아 등이 대표적이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속 유성아가 그런 인물인가? 만약 전영하가 ‘아내와 사별한 지 어언 N 년… 아, 외롭다! 펜션 사장 됐더니 아침마다 텐트도 곧 잘 친다! 난 아직 청춘이다!’란 마음이 한가득인 상황에서 유성아를 맞닥뜨렸다면 그녀가 과연 팜므 파탈인지 얘기 정도는 나눠볼 수 있겠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듯, 전영하는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인물과 거리가 멀다. 반대로 유성아도 전영하를 성적으로 유혹하지 않는다. 팜므 파탈 캐릭터가 등장하면 그녀의 매력에 반응하는 주변 인물들이 딸려 나온다. 허나 극 전체를 통틀어 생식기에 뇌가 잠식 당한 젊은 남자 경찰만 유성아에게 치근덕거린다. 큰 비중을 차지하지도 않는다. 이 외에 유성아는 정서적, 물리적 섹스 어필을 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전개 방향과도 맞지 않다.


그럼에도 유성아를 보며 ‘치명적이고 매혹적인 팜므파탈’이란 생각이 들었다면, 그건 단지 화려한 의상만큼이나 빛나는 외모를 지닌 인간 고민시에게 반한 것 아닐는지 감히 짐작해 본다.


#아무도없는숲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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