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나, 베트남 호치민에 에 사는 이유_단점 2편

"여름 나라에 사는 나는 "트렌치코트가 입고 싶다"

by 아름하루


​6. 문화생활 – 전시회와 공연


​호치민에서는 문화생활을 즐기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볼 만한 전시회나 공연이 많지 않다. 그 흔한 영화 관람조차도 베트남어를 모르면 영어 자막으로 봐야 한다. 아주 가끔 한국 영화가 개봉할 때가 있는데, 한국어로 영화를 본다는 자체가 좋아 보러 간다. 관람료는 한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날씨 때문인지 팝콘이 눅눅한 것이 아쉽다.


​“한국에는 팝콘마저도 맛이 다르다.”



​방학 때 한국에 오면 영화도 보고 어린이 뮤지컬도 관람한다. 한국어로 볼 수 있어서 더 좋다. 우리는 부산에서 지내기 때문에 ‘벡스코 상상체험’에 가서 신나게 놀기도 한다.

​내가 해본 호치민 문화생활: 영화 관람, 미술관, 갤러리


✔️ ​우리는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목록을 만들어 뒀다가 한국에서 실컷 하는 것으로 정했다. 단점은 방학 때 돈이 너무 많이 든다.




​7. 12특 – 적응, 등록금과 취업비자


​교육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1) 100% 영어를 사용하는 국제 학교 (SSIS, BIS, etc)


100% 영어 국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거의 외국인과 마찬가지다. 재외교포 2세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사고방식도 그렇고 언어 환경도 달라서, 한국어는 따로 한국어 어학당에 다녀야 배울 수 있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며 엄마에게 “엄마~ 나 오늘 백조 배웠어, 백조!”라고 말했는데, 알고 보니 ‘백제’였다는 웃지 못할 일화도 있다. 이 아이들이 한국으로 대학을 가게 되면 역문화 충격을 겪을 수 있다. 해외로 대학을 진학할 경우에는 등록금과 체류비가 너무 많이 든다. 게다가 힘들게 졸업을 해도, 미국의 경우 취업비자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렵고 그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기에도 부담이 커서 채용이 쉽지 않다고 한다.


​대학 입시 과정에서도 학교의 도움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 한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엄마가 똑똑하고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였음에도 KIS보다 입시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내가 들인 돈이 얼만데…” 하며 속상해하는 부모들도 많다고 한다.




​2) 한국국제학교 KIS (한국어·영어 반반, 베트남어)


쉽지는 않지만, 정원 외 특별 전형이라는 메리트가 있는 12특·3특 아이들은 감사하게 좋은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살아온 한국 아이들과의 격차를 많이 느낀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곳 아이들이 경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잘하는 아이들끼리의 경쟁이기에 그들 나름대로도 힘들다.


​다만 영어유치원, 대치동 라인을 따라가며 이른바 ‘스카이캐슬’의 환경에서 자라온 아이들과는 성장 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한국의 아이들은 대학에 가서도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경우가 많지만, 호치민의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져 몸과 마음이 한 번에 독립하며 객지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면 다시 호치민의 부모 곁으로 돌아오는 아이들도 있다.


✔️ ​문과보다 이과가 격차를 더 많이 느낀다고 한다.
✔️ ​한국국제학교는 교육의 질이 낮아서 학비가 비교적 저렴한 건 아니다. 한국 국가에서 지원을 일정하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선생님들은 다들 힘든 지원자격을 갖추고 포부를 가지고 지원, 합격해야 이곳으로 오신다. 서울대 출신이 널려있어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면 왜인지 이해를 못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8. 쳇바퀴 – 차 없음, 갈 곳 없음


​남편은 늘 호치민에서 차를 사고 싶다고 말한다. 1,000만 동부터 시작한다고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 쉬고, 그마저도 골프 가는 날이 많은데 차가 왜 필요하냐고 물으면, 아이들과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싶어서란다. 마음만 먹으면 그랩 타고 못 갈 곳은 없다. 하지만 계산기를 두드리다 보면 “그냥 말자”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주말을 집이나 동네에서 보내고 나면, 묘하게 갇힌 느낌이 든다.



코로나 시절, 그랩을 못 타던 때 오토바이를 산 가정도 있었다. 아이 둘에 아내까지 태우고 3군 로컬 맛집에 다녀오고, 산책하고 오는 모습이 부러웠다. 지금도 전기자전거를 타는 엄마들에게 물어보면 “발에 바퀴 달린 기분”이라며 삶의 질이 다르다고 한다. 오토바이로 4인 가족이 근교 바다 붕따우까지 다녀왔다는 지인도 있다. 나는 겁이 나서 시도할 생각은 없다.


​한국에 방학 때 오면 울산에 사는 언니가 예약해 줘 조카들과 공공 캠핑장에 간다. 여름엔 다슬기를 잡고, 외할아버지 차를 타고 하동으로 여행을 간다. 경주에서는 10 원빵을 먹고, 전통시장에서 닭강정과 꼬마김밥을 사고, 호텔 마술쇼를 본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추억이 된다.



* 우리는 이렇게 한다
✔️ ​가고 싶은 곳은 적어두었다가 방학 때 한국에서 간다.
✔️ ​호치민에서는 근처 해외여행을 간다. (싱가포르, 발리, 말레이시아, 베트남 국내 등)




​9. 셋방살이 유목민 – 정거장

고용 안정, 비자

여기서는 갑작스러운 발령이 흔하다. 한국 발령, 혹은 제3 국 발령. 최악은 하루아침에 잘리는 것이다. 회사는 말한다.


“그만둘래, 인도네시아로 갈래?”


​한국에는 이미 내 자리가 없다. 다른 사람으로 채워졌다. 나는 그만두거나, 또 다른 나라로 도는 선택지밖에 없다. 베트남 경력을 발판 삼아 이직해야 하니 어차피 자리는 다시 해외다. 중·고등 아이들은 이미 공부와 인간관계가 세팅된 상태다. 이 시기에 또다시 제3 국 이주는 쉽지 않다. 결국 아빠만 떠나고, 월말 부부 혹은 방학 부부가 된다.


12년 특례 입시를 앞두고 있는 가정의 경우, 아빠만 한국으로 가고 가족은 대입까지 버티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때도 비자 유지 문제는 늘 따라온다. 그래서 엄마가 본의 아니게 가게를 여는 경우도 생긴다.

셋방살이, 유목민의 불편함

한인들은 대부분 렌트로 산다. 셋방살이는 안정감이 없다. 살림살이 하나 내 마음에 들어 산 것이 없다. 풀옵션이지만 작은 냉장고, 나에게는 필요 없는데 자리만 차지하는 붙박이 가구들. 떼어낼 수도 없다. 내 집이 아닌 느낌이다. 그래도 어차피 또 이사해야 하니, 불편함을 참고 산다.

이별 – 귀국하는 사람들

주변에는 귀국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있다. 마음을 나누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은 연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늘 일어나는,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다.


정착지가 아닌, 거쳐가는 곳.



오래 산 사람들은 말한다.

​“3년 주재는 쳐주지도 않는다.”

​어차피 곧 떠날 사람, 정 주기 싫다는 뜻이다.

두 나라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방인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 모두에서 우리는 이방인이다. 마음 한편에는 늘 그리운 벚꽃과 낙엽, 봄과 가을이 있다. 여름 나라에 사는 나는 트렌치코트가 입고 싶다.



두 나라 사이에서 서성이는 삶은 늘 흔들린다.







<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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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치민 유료 뮤지엄






< 이미지 >


SSIS
한국국제학교 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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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뮤지컬 관람
흰여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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