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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실궁리 Apr 10. 2020

한겨울의 코스모스를 보는 남자

하트 시그널의 정의동식 사랑법


 유독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을 즐겨본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나와서 더 감정이입이 잘 되고 그래서인지 웬만하면 본방송을 놓치지 않고 챙겨보게 된다. 하트 시그널도 그중에 하나인데 시그널 하우스에 청춘 남녀들이 입주해서 한 달 동안 함께 지내면서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이번 주에는 시즌 3의 3화까지  방영되어 시작의 초반부이지만 벌써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직진하는 남자 출연자들이 보인다. 유독 한 여자에게 남자들의 시그널이 집중되었는데 그중에 마음이 있는데도 전혀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는 한 남자가 있다. 그가 정의동이다.

 


 처음에는 정말 눈에 띄지 않고 조용한 그였다. 그래서 이렇다 할 매력도 보이지 않았고 들러리만 하다 말겠구나 싶었는데 3화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호감을 넘어 그 사람 자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한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돌진하는 모습이 아닌 한 발자국 뒤에서 묵묵히 지켜본다. 그리고 그만의 속도로 편안함과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조금씩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보통 시그널 하우스 안에서는 그들 남녀관계에 더 크게 신경을 쓰기 마련인데 이 남자는 그냥 생활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유 시간에 자기 집인 양 청소를 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집안 곳곳을 자신의 손길로 꾸미고 생색내지 않는다.

 




 시청자로서 충분한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시그널 하우스에서 같이 생활을 하는 여성이라면 과연  매력을 알아챌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나라도 나에게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는 남성에게 눈길이    가고 호감을 느끼게 되기 마련이니까. 시그널 하우스 여성들에게 그는 그저 착한 오빠로만 인식되고 끝나버리면 어쩌나 괜히 혼자 애달팠다.      


 나이 서른이 채 되지 않은 남자에게서 나올 수 없음직한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가 자칫 재미없고 소극적이게 보일 수 있겠지만 그 매력을 알아주는 여성이 꼭 나타나길 바란다.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표현하는 그를, 그리고 그를 알아주는 짝을 꼭 만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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