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시그널의 정의동식 사랑법
유독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을 즐겨본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나와서 더 감정이입이 잘 되고 그래서인지 웬만하면 본방송을 놓치지 않고 챙겨보게 된다. 하트 시그널도 그중에 하나인데 시그널 하우스에 청춘 남녀들이 입주해서 한 달 동안 함께 지내면서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이번 주에는 시즌 3의 3화까지 방영되어 시작의 초반부이지만 벌써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직진하는 남자 출연자들이 보인다. 유독 한 여자에게 남자들의 시그널이 집중되었는데 그중에 마음이 있는데도 전혀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는 한 남자가 있다. 그가 정의동이다.
처음에는 정말 눈에 띄지 않고 조용한 그였다. 그래서 이렇다 할 매력도 보이지 않았고 들러리만 하다 말겠구나 싶었는데 3화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호감을 넘어 그 사람 자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한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돌진하는 모습이 아닌 한 발자국 뒤에서 묵묵히 지켜본다. 그리고 그만의 속도로 편안함과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조금씩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보통 시그널 하우스 안에서는 그들 남녀관계에 더 크게 신경을 쓰기 마련인데 이 남자는 그냥 생활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유 시간에 자기 집인 양 청소를 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집안 곳곳을 자신의 손길로 꾸미고 생색내지 않는다.
시청자로서 충분한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시그널 하우스에서 같이 생활을 하는 여성이라면 과연 저 매력을 알아챌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나라도 나에게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는 남성에게 눈길이 한 번 더 가고 호감을 느끼게 되기 마련이니까. 시그널 하우스 여성들에게 그는 그저 착한 오빠로만 인식되고 끝나버리면 어쩌나 괜히 혼자 애달팠다.
나이 서른이 채 되지 않은 남자에게서 나올 수 없음직한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가 자칫 재미없고 소극적이게 보일 수 있겠지만 그 매력을 알아주는 여성이 꼭 나타나길 바란다.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표현하는 그를, 그리고 그를 알아주는 짝을 꼭 만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