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INGS - Prince of Wales
세계 3대 홍차 생산지는 인도, 스리랑카, 중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차를 마시다 보면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차들은 대부분 생산지 명을 그대로 사용한 거예요. 인도의 다즐링, 아쌈, 닐기리. 스리랑카의 우바, 딤불라, 누와라엘리야. 중국의 안휘성(기문), 운남성(전홍), 푸젠성(전산 소종)이 유명하고 접근성이 좋아요.
홍차 산지 이름으로만 되어 있는 차들을 단일 산지 홍차, 혹은 싱글 오리진 (Single Origin)이라고 해요. 그 지역에서만 생산된 홍차로 만들어진 거죠. 그래서 고유한 생산지만의 차 맛과 특색이 담겨있어요.
일반적으로 마시는 홍차는 블렌딩 홍차예요. 각 브랜드마다 단일 지역 홍차에 향과 맛을 가미해 배합하기도 하고요. 여러 국가, 여러 지역에서 생산된 차를 배합해서 만들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도 해요. 대중적이고 다양해서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어요.
프린스 오브 웨일스는 영국 황태자의 공식 명칭인데요. 차의 베이스는 중국 운남 홍차와 기문 홍차로 만들어져 왠지 중국과 영국의 오묘한 조합을 보는 기분이에요.
이혼한 여자와의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영국 에드워드 8세 역시 황태자일 때의 호칭이 프린스 오브 웨일스였는데요. 이 에드워드 8세의 허락을 받아 트와이닝사가 이 브랜드명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요.
100도씨의 뜨거운 물 200ml를 찻잔에 붓고 티백을 띄워줘요. 기다리는 3분 동안 차가 스르륵 우러나오기 시작하더니 금세 진한 검붉은 수색으로 변해가요.
보통 홍차들은 달콤 새콤한 향들로 맛을 유혹을 하는데 프린스 오브 웨일은 그윽한 풀내음을 풍겨요. 훈연 향이라고도 하는데 사로잡으려는 향이 없어도 자신 있다는 듯한 고집 있는 느낌의 차예요.
한 모금 마셨을 때 구수한 보리차를 마신듯한 따듯함이 목을 타고 내려가요. 가볍지 않고 묵직하게 뒤를 잡아주는 무게감이에요. 혀가 입천장장으로 딱 달라붙고 꺼끌한 촉감이 맛을 날아가지 않게 잡고 있어요. 혓바닥의 돌기들이 도돌도돌 솟아나 그 맛이 도망가지 않게 잡아주고 있어요. 차가 식으면서 그 맛이 더 강해지지만 거부감 있지 않고 강직한 부드러움이에요.
마치 등받이가 높은 황금 테두리 의자에 앉아있는 근엄하지만 부드러운 왕자님의 자태가 생각나는 한잔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