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티벨롭

Ronnefeldt - EARL GREY

by 마실궁리


홍차가 당기는 아침이에요. 모아뒀던 티백들 중에 로네펠트 얼 그레이를 꺼냈어요. 로네펠트는 티백을 '티벨롭'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는데요. 봉투의 파스텔 색깔마저 신비로워서 일반 티백이랑은 다른 분위기를 풍겨요.


즐겨보던 유튜버의 닉네임이기도 했어요. 그분 영상을 보면서 차에 입문하고 공부하게 되었죠. 깔끔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영상이 생각나면서 차와의 첫 만남이었다는 기억 때문인지 제게도 개인적인 의미가 생긴 브랜드에요.



티백차를 마실 때, 머그잔에 뜨거운 물을 붓고 나서 티백을 띄우는 편인데요. 큰 차이는 없지만 왠지 맛이 더 좋아요. 티백을 먼저 담고 물을 부으면 강한 힘으로 차를 강제로 우리는 것 같은데, 뜨거운 물 위에 띄운 티백에서는 차가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것 같거든요.



100도씨 물에 티백 하나를 띄우고 3분 기다려요. 처음에는 표면에 동동 떠있기만 하다가 윗부분부터 스르르 차가 우러나와요. 스믈 스믈 연기가 피어오르듯이 티백을 주위로 갈색빛 수색이 흘러나와요. 희미한 갈색 안개가 진하고 자욱하게 잔을 채우는 데는 3분이라는 짧은 시간이면 충분해요.


상큼하고 시원한 향이 코를 찔러요. 마실 때마다 풍기는 감귤향에 깔끔한 맛까지 더해져 머그잔이 손에서 떨어질 틈이 없네요. 따뜻할 때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차가 바닥을 드러내며 온도가 식자 떫은맛이 빼꼼 고개를 들어요. 마지막 한 모금에 혓바닥이 바짝 죄어오며 티타임을 끝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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