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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 May 07. 2020

내일 또 오자, 기약해도 좋아. 치앙마이 2018


여행의 반이 지나갔다. 매일 호텔에서 쉬면서도, "오늘 하루는 호텔에서 좀 쉬자."라고 계획했다. 해가 뜨거우니 1시부터 4시까지는 주로 호텔에서 수영을 하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시간을 보낸다.







나이트 바자에 들어서자마자 탄성을 질렀다. "우-와!"
'치앙마이'스러운 곳. 밴드가 음악을 연주하고 무대를 중심으로 푸드트럭들이 나열해있다. 천정에는 조명과 가랜드가 하늘을 더 낭만적이게 만들어 준다.


"여긴 또 오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열흘 동안 좋은 곳을 보면 '한번 더 가자', 맛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한번 더 먹으러 오자.' 그렇게 기약했다. 또 오자는 약속이, 괜히 든든한 저녁이었다. 여긴 또 와서 바비큐에 맥주를 왕창 먹고 싶은 곳이다.






엉겁결에 4일이 지나가버렸다. 여행에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매 순간 즐거울 수 있다그런 점에서 치앙마이 일정의 절반이 지나간 오늘, 이 여행이 너무너무 재미있다. 무엇이 재미있냐고? 그냥 재미있다!


낯선 일행들이 떠나며 그런 얘길 했다.
"도도 씨는 기운이 참 좋은 사람이네요, 곁에 좋은 기운이 맴돌아요."


벌써 두 달째, 나는 한동안 우울한 기운을 풍기며 다녔다.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푸념을 늘어놓고 자꾸 한숨을 푹푹 쉬고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나 자신에 대해 자책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행복한 기운과 에너지를 주는 비타민 같은 사람이라고 자부했던 내가 왜 이렇게 어두운 기운의 사람이 되었나, 그것에 대해 또 자책했더랬다. 치앙마이로 떠나오기 전 지인이 그런 날 보고 말했다.
"언니, 어떻게 사람이 늘 밝은 모습만 보여요, 힘들고 슬플 때 푸념도 하고 그런 게 사람 사는 거지. 슬픈 모습 보이기 싫다고 자책 좀 하지 마. 충분히 슬퍼해버려."


치앙마이에서 나 자신을 찾아서 돌아가려 한다. 원래의 내 모습, 좋은 기운이 맴도는 사람, 내 곁에 머무르는 사람 주변에도 좋은 기운을 나눠주는 사람. 그런 도연이의 모습을 되찾아 서울로 돌아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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