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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 May 26. 2020

버킷리스트, 치앙마이 쿠킹클래스

드디어 오늘은 나의 버킷리스트인 쿠킹클래스를 하러 가는 날이다. 쿠킹클래스는 full day 코스와, half 코스가 있고, 우리는 오전 9시에 시작하는 half 반나절 코스를 선택했다. 태국에서 쿠킹클래스가 하고 싶었던 이유? 여행을 떠나 그 나라 고유의 음식을 먹는 것만 해보았지, 만들어보는 것을 하는 경험은 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이번에는 직접 만들어보고 어떤 재료가 사용되는지도 알아보고 싶었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아주 좋은 경험일 테니까.              


일행을 모두 태우고 재래시장에 들렀다. 영어로 진행할 팀과, 중국어로 진행할 팀을 나뉘었다. 중국어로 진행하는 가이드가 날 계속 불렀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어 영어 팀에 서 있었더니, 계속 손짓했다. 중국인인 줄 알고, 이리로 오라는 거였다. 

"I'm Korean!!!!"



우리나라 옛 재래시장 모습과 비슷한 시장투어에선 종류별로 쌀도 보여주고 만져볼 수도 있게 설명해준다. 식당에서 항상 먹는 sticky rice와 태국 전통 요리에서 사용되는 쌀, 그리고 일반 쌀 같은 것들을 비교해볼 수 있다. 다양한 야채들과 태국 식재료들을 만져보고 냄새 맡아볼 수 있다는 점이 아주 흥미로웠다.


시장투어를 끝내고 십여분을 달려 오늘의 쿠킹클래스로 도착했다. 온통 초록으로 뒤덮인 야외 테라스였다우리를 위해 앞치마와 도마, 칼이 세팅되어 있는 테이블에선 요리를 하고 싶은 마음을 뿜 뿜 들게 한다. 수업을 시작하면 먼저 선생님이 재료 소개를 해준다.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고 돌아가며 냄새를 맡게도 해준다. 소스도 일일이 하나하나 다 설명, 선생님 최소 설명충.



우리나라 음식이 고추장 간장 된장 설탕으로 모든 맛을 내는 것처럼, 태국도 굴소스 피시소스 간장 머시룸 소스로 모든 맛을 낸다. 그리고 설탕보다는 팜 슈거를 사용하고, 코코넛 밀크가 많이 들어가는 정도? 이미 재료 설명을 듣는 순간부터 아, 절대 한국에서 만들 수 없겠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한 그릇 만들려면 이미 재료비만 3만 원 -_-


반나절 코스에서 만드는 요리는 총 3가지, 서너 개의 요리 중 본인이 초이스 해서 구성을 하는 것이다. 나는 똠 양 꿍, 카오 소이, 팟타이를 선택했다. 가장 무난하고 대표적인 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재료는 기본적인 손질은 되어있고 자르거나 다지거나 정도만 하면 되어서 요리는 엄청 빨리 진행되고 소스의 양도 설명해주기 때문에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되었다.



영어팀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로 모여있었고, 미국, 캐나다, 스위스, 한국 사람이 다 같이 요리를 만들었다. 카 오소이를 만들 때는 페이스트를 직접 절구에 다져서 만드는데, 정말 정말 절구가 무거워서 빻는데 애를 먹었다. 물론 내가 아니고 스위스 청년이.ㅋ 카오 소이 팀은 나 그리고 스위스 청년이었는데, 고춧가루를 빻다가 눈에 들어가는 불상사까지 일어나며 눈물을 쏙 빼는 쿠킹클래스를 했다. 




일요일이면 열린다는 선데이 마켓, 나이트 바자를 이틀이나 들렀는데도 특별히 살게 없어서 선데이 마켓에는 뭐 특별할 게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책이나 블로그 후기에서 선데이 마켓은 꼭 가보라는 후기들이 있어 계획 없던 여행에 가보고 싶던 곳은 선데이 마켓.이라고 써뒀다.


솔직히 말하면 나이트 바자(야시장)와 별로 다를 건 없는 것 같지만 기분 탓인지 뭔지 물건들이 조금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젊은 예술인들도 많이 참여한다는 선데이 마켓. 그래서인지 거리에 악사들이 많고 전재산을 털리기 딱 좋은 분위기다.


마켓을 구경하고 술을 마시려고 했는데, 그냥 호텔로 가기로 했다. 역시나 오늘도 너무 피곤했다. 선데이 마켓은 정말 어. 마. 무. 시 하게 넓다. 이날은 차량까지 통제되기 때문에 택시를 잡으러 나가려면 또 엄청나게 걸어야 한다. 온 도시 전체가 야시장이 되는 느낌이다. 정말로 선데이 마켓을 가실 분들은 재력과 체력을 준비해 가야 한다.

우린 치앙마이에 와서 부지런히 잠을 자고, 열정적으로 타이 푸드를 먹고, 그리고 적당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조금은 오랜 시간 해가 지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이렇게 치앙마이의 붉은 하늘을 보는 것도 며칠 남지 않았고 우린 이틀 뒤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벌써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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