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2001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2001
영국 북부에 사는 11살 빌리는 어느 날 발레하는 소녀들을 보게 되고 발레에, 춤에 빠지게 된다. 빌리에게 처음으로 잘 해내고 싶은 것이 생겼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된 80년 초반 영국에서는 꽤 긴 광부 대파업이 있었다. '더럼'에서는 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광부가 된다. 담배를 피우고 맥주를 마시고 복싱을 하면서 그렇게 살아간다. '더럼'에서 태어나 자란 빌리의 아버지와 형도 파업중인 광부다. 하지만 빌리는 복싱이 재미없고, 레슬링을 싫어한다. 피아노를 치는 걸 좋아하고 춤이 좋은 빌리.
가족들 몰래 발레를 배우고 연습하며 런던에 있는 발레학교의 오디션을 보기로 한다. 하지만 가족들의 지지 없이는 발레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선생님과 빌리는 가족들을 설득하고 맞서보기도 하지만 아버지와 형은 빌리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만하면 포기할 법도 하지만 빌리는 포기 하지 않았고 아버지 앞에서 그동안 연습해온 춤을 보여주며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게 된다. 빌리의 아버지는 자신의 자존심과 모든 신념을 내던지면서도 빌리를 꿈을 지지해주려하며 영화는 긍정적인 결말을 맺게된다.
영화라서, 좋은 엔딩을 향해가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빌리가 오디션을 잘 보길, 그쯤에서 포기하지 않기를 내내 마음 졸였다. 영화를 보고 문득, 첫번째 좌절에 대한 생각을 한다, 첫번째 꿈이 좌절되었던 그날, 세상에서 쓰레기가 되어버린 듯한 기분을. 현실을 마주 했을 때, 기회가 주어졌지만 준비되지 않았을 때 추락하는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그렇게 10년을 넘게, 혹은 그 보다도 더 오래 젊음 속에서 도전하고 실패하고를 반복해야 했다. 수많은 실패의 쓴맛들을 보았지만 어쩌면 나는 지금도 도전과 실패의 반복되는 트랙을 달리고 있다.
인생의 첫 좌절이 중요한 건 한참 시간이 지나고 알게 된다.
이렇게 멀리 지나왔는데 도대체 출발선은 어디였지? 라고 되돌아보니,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같던 그 도전과 실패의 시간은 사실, 시작점이었다는 것을.
영화 음악마저 너무 좋았던, 영화를 다 본 후엔 사운드 트랙을 찾아 들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