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폐업
안전선 넘어서기
그동안 디자인 시바는 이름이 노모드로 바뀌었다. E가 미국으로 떠났고 C오빠는 회사를 계속 다니면서 함께 일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졌다. J와 둘이서라도 추진을 해보려고 했지만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보다는 사기가 많이 꺾인 것도 사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하고 싶었다. 제대로 시작하고, 망하더라도 제대로 망하고 싶었다.
나는 언제나 회사원보다는 사장님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너는 너무 성급하다며 자주 말했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이면 할 수 있을 일을, 차근차근 계단을 오르듯 해야 하는 일을, 왜 이렇게 뭐든지 급하게 하고 싶어 하냐고. 층계를 껑충껑충 뛰지 말라고 했다. 주변사람들의 조언이나 충고는 나를 의기소침하게 했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이리 튀고 저리 튀며, 디자인이 아닌 다른 길을 찾아보려 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안정이란 유혹 속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었다. 층계를 껑충껑충 뛰어오르는 게 무서웠던 탓일까. 나는 매번 10 중 5번째 계단에서 머무르길 반복했다. 가진 5마저도 잃어버릴까 초조해했다.
다리를 쭉 뻗고 심호흡을 가다듬은 뒤, 껑충 뛰어 10번째 계단으로 높이 뛰기를 해보려 한다. 삼십 대는 애매한 나이라고 다들 말하지만, 어쩌면 청춘이라는 단어를 달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지 않을까? 나의 경험과 신념을 걸고 점프해보려 한다. 그것이 설령 위험하고 넘어져 다리가 부러진다 할지라도 치료하면 그뿐 이라는 걸 안다. 모든 용기에는 위험이 있고, 도전의 끝은 실패 일지라도. 인생 전체로 본다면 지금의 도전과 실패가 나의 젊은 날을 쌓아 올리는 것이라 믿는다.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 지를 다시 고민해보기로 했다. 내가 하려는 것, 하고 싶은 것, 디자인하지 않는 디자이너를 위해서. 우선 이것들을 실현시킬 공간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 공간은 처음에는 작은 사무실이었다가 작은 사무실을 겸한 카페로 변질되었다.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무리해서 안전선을 넘어 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