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독백
사
실을 요구하고 싶지만 어느 누구도
사실만큼은 말하지 않았다.
쏟아지는 그럴듯한 변명 틈에서
나는 상대방의 얼굴만 겨우 알아보고
아는 사람인 것 같기에
같이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그렇게 헤어진다.
서술하고 싶은 것이 나의 장황한
실패 스토리 들일 테니까.
그러나, 이미 모두의 뇌구조의 한 자락엔
정말 지극히 비슷한 정도의 고뇌들이 들어앉아서
우열을 이미 가릴 수 없을 뿐이다.
한 개인에 상대한 크기이기 때문에.
나는 어디까지 나일까?
부모님이 생각하는 정도쯤? 이 나일까
혹은 나의 친구들이 생각하는 정도쯤? 이 나일까
아니면 만약 낳은 자식들이 생각하는 정도의 어딘가에
내가 있는 것인가.
나라는 사람을 내가 누구냐고 묻는 것 자체가 모순인 것을 아는 사람들이
그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자투리 시간들을 탓해야 하는가.
혹은 더 동물처럼 "실존"에 집중할 수 없는
산만함을 탓해야 하는가.
어떤 것의 탓이라는 것도 웃길 때
나는 다시 묻는다.
나는, 누구야...
그러나 그들이 끄덕이는 고개와
인정하는 나의 기록적으로 고립된 상황이
마냥 만족스럽지가 않다.
이 순간의 가장 제대로 된 패배자는 나일 테니까.
물론 그 상대방의 탓은 결코 아니다.
상황을 그럴듯하게 유도하는 나는 있겠지만.
솔직함은 없다.
그러나 이 세상 70억 인구가 모두 들어주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