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l Monologue

진부한 독백

by Romantic Eagle

실을 요구하고 싶지만 어느 누구도

사실만큼은 말하지 않았다.


쏟아지는 그럴듯한 변명 틈에서

나는 상대방의 얼굴만 겨우 알아보고

아는 사람인 것 같기에

같이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그렇게 헤어진다.


알던 사람이

현재도 아는 사람일 확률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기에

그 질문은 수면 위에 떠오른 적도 없이

가라앉는다.


혼자가 너무 외로운 건 사실이다.

가장 잔인한 표현을 골라서 써서 가장 극적으로, 가장 드라마틱하게

서술하고 싶은 것이 나의 장황한

실패 스토리 들일 테니까.


그러나, 이미 모두의 뇌구조의 한 자락엔

정말 지극히 비슷한 정도의 고뇌들이 들어앉아서

우열을 이미 가릴 수 없을 뿐이다.

한 개인에 상대한 크기이기 때문에.


나는 어디까지 나일까?

부모님이 생각하는 정도쯤? 이 나일까

혹은 나의 친구들이 생각하는 정도쯤? 이 나일까

아니면 만약 낳은 자식들이 생각하는 정도의 어딘가에

내가 있는 것인가.


나라는 사람을 내가 누구냐고 묻는 것 자체가 모순인 것을 아는 사람들이

그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자투리 시간들을 탓해야 하는가.

혹은 더 동물처럼 "실존"에 집중할 수 없는

산만함을 탓해야 하는가.


어떤 것의 탓이라는 것도 웃길 때

나는 다시 묻는다.


나는, 누구야...


이 질문은 누군가의 누구이고 싶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누가 되어버린 내가 싫다... 정도의 의미가 될 수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이 삶이 불행하다고 말하는 바로 그 상대가 내가 가장 떠나고 싶은 존재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를 좀 봐달라. 나를 좀 알아달라.

단순한 관심에 대한 구걸을 표현하려 수단의 일부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이 끄덕이는 고개와

인정하는 나의 기록적으로 고립된 상황이

마냥 만족스럽지가 않다.



이 순간의 가장 제대로 된 패배자는 나일 테니까.

물론 그 상대방의 탓은 결코 아니다.

상황을 그럴듯하게 유도하는 나는 있겠지만.


솔직함은 없다.


그냥 둘러대다가 보니 울타리 쳐진 공터만 남을 뿐이다.


그 공터에서

차가운 바람에 심장을 내어주고

이젠 흘리기도 버거운 몇 가락의 눈물이 그리면서 내려오는 그 길이

내 앞에 놓인 내리막길인가,

라고 묻고 싶었다.


아무도 듣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그러나 이 세상 70억 인구가 모두 들어주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