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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Jul 26. 2024

만남이 오래 보장되어도 개인의 수명을 넘길 수 없기에

오늘 그대가 혹시 내 삶에 오신다면 반가울 지도 모릅니다

구독을 취소하면서

지금까지 눌린 좋아요를

모두

다 회수하고

댓글도 삭제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좋아할 권리와

더 이상 좋아하지 않을 권리가

같은 선상에 있음을 알게된다




좋아요를 받았을 때의

설렘이 뒤늦게

뻘쭘하다







더 이상 내 삶의

타임라인에

등장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도 사실 그 당시에는

내 삶의 타임라인에

있었음을 감안하면




지금 보이는 사람들 또한

기한이 지나면

다른 실물로 대체될 것이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러하듯이.








한 건물에 있다보면

한 직장에 있다보면

한 지붕 아래에 있다보면

한 아파트에 있다보면

한 엘레베이터를 공유하다보면




각자 특유의

발소리로 등장과 퇴장을

은연중에 알린다



마주치기 싫은 사람들은

알아서 자신의 동선과 발소리를

조정한다



구두 소리

슬리퍼 끄는 소리

샌달

운동화

향수

목소리

음식냄새

무취




각자는 각자의 존재와 부재를

알리는 시그니처가

있었다




그것만으로

서로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아는 우리네들이다






몇 년을 일했든

매일 보던 사람이

가십을 주고 받던 이들이

단숨에

본 적 없는 사람들로

귀결한다




만날 기대를 하던 계획에

일단 제동이 걸리고

최소한의 데미지를 위한

정보 정리를

시작한다







만나기 전 까지는

만날 계획은 허상에

가까운 지도 모른다




만남이 오래 보장되어도

개인의 수명 이상으로

연장할 수 없을 때




예전처럼 허투루

살지 못하는 운명에

처하는 것 같다





그래도 일반적이어야 하는

일상에서

설렘을 안고 산다는 건

관념적인

사치인 방식으로





사치를 실제로 부릴

휴가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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