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는 '라이브 포토'라는, 사진과 영상의 경계에 선 기묘한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멈춰 있는 이미지에 3초의 짧은 영상이 더해져 순간이 살아 숨 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설정을 바꾸는 것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예전부터 거의 모든 순간을 ‘라이브 포토’로 기록해왔다. 박제되어 버린 정지된 시간과, 그 안에 삽입된 3초의 살아있는 시간을 함게 저장하는, 게을렀던 나의 오랜 버릇이다.
잠들기 전, 습관처럼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 화면을 켰다. 스크롤을 내리다 우연히 사진첩에서 얼마 전 인화를 위해 골라두었던 가족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특별할 것 없는, 우리 세 사람의 평범한 일상이 담긴 사진이었다.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과 그 옆에 선 우리 부부의 모습. 모두가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그 사진을 잠시 응시했다. 그리고 무심코 아무 생각 없이 화면을 길게 눌렀을 때, 멈춰 있던 풍경이 갑자기 숨을 쉬기 시작했다. 정지된 이미지에 생명이 부여되는 순간, 나는 순간적으로 숨을 멈췄다. 죽은 것이 다시 살아돌아 온 것 같은 느낌.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기적이 눈앞에 펼쳐졌다.
짧게 재생된 3초의 시간 속에서, 우리 가족이 함께 웃고 있었다. 사진을 찍던 바로 그 찰나, 아이가 장난스럽게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했고, 그 모습에 우리는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소리가 화면 밖으로 흘러나오는 듯 했다. 프레임 안의 그분은 정말 환하게 웃고 있었다. 어떤 슬픔의 그림자도 드리워지지 않은 행복으로 가득찬 웃음이었다. 그 웃음은 너무 선명해서,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 빛바랜 기억 속에서 꺼내진 것이 아니라, 당장 나를 마주하고 있는 듯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프레임 속의 그분이 저렇게 행복하게 웃고 있을수록, 프레임 밖의 현실 속 나는 어째서인지 더 깊은 슬픔 속으로 가라앉는다. 사진 속 웃음의 강도만큼 나의 마음은 밑으로 꺼져 들어갔다. 그저 평범한 일상 속 한 장면으로 기억되던 사진이, 살아 움직이는 영상이 되는 순간. 그것은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상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행복했던 순간의 기록이, 시간이 흐른 뒤에는 이토록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심장을 찌를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3초의 시간을 통해 비로소 깨달았다. 기억은 때로 가장 잔인한 형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행복했던 순간들이 이제 나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어버렸다. 사진 속 행복은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며,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과거의 유물일 뿐이었다.
짧은 영상이 끝나자 화면은 다시 정지된 사진으로 돌아왔다. 눈을 감았다 떠도 3초의 잔상이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나의 일상은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고통의 순간들로 가득 차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