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의 중요성
필자가 주식투자 하면서 제일 뿌듯해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언젠가 지인이 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주식투자하면서 그동안 자랑할 만한 것이 있었습니까?"
그것은 오래전부터 작성해 온 주식투자 매매일지입니다. 2015년 이전에는 두꺼운 스프링 노트에 수기로 적어서 기록으로 남겼었는데, 주식투자자로 전향한 이후에는 엑셀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매년 매매일지를 기록 중입니다. 지금까지 주식투자하면서 1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던 종목들도 존재했었지만, 필자에게는 높은 수익을 안겨준 종목보다 현재도 진행 중인 매매일지 작성이 자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연간단위로 작성하는 매매일지 파일이 있고, 2015년 이후 엑셀로 작성한 매매일지를 누적(종목별로 2015년 1월부터 2022년 12월 말까지)해서 저장한 파일도 있죠. 매년 새해 첫날 '누적 매매일지'에 작년 일 년 치 기록을 합치는 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특정 종목이 어느 해에 수익을 안겨줬었고, 어느 해에는 예전 수익을 다 까먹을 정도까지 손실 봤던 경우가 있었는지 금방 파악이 되더라고요.
물론 증시에 상장한 모든 종목을 다 한번 이상 매매해 본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종목차트 돌려보다 보면 낯선 종목들이 여전히 필자에게 존재하니까요. 최근 확인해 보니 엑셀파일로 작성하기 시작한 해부터 2022년 12월 말까지 1,052개의 종목을 매매했던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단타, 데이트레이딩, 단기스윙으로 매매했던 종목 포함이죠. 이들 종목 중에는 중간에 물적분할 된 종목도 있고, 종목명이 변경된 경우도 있으며, 상장폐지된 종목도 있죠. 몇 년간의 매매일지 자료들을 훑어보면 확실히 자신이 어떤 업종의 종목들을 즐겨 투자하는지, 어떤 업종을 기피하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필자의 경우 예를 들면 상장한 지 만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종목들은 매매하지 않는다거나, 바이오ㆍ제약 종목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만들어가게 되더라고요. 물론 바이오ㆍ제약 종목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필자와 '궁합'이 맞지 않을 뿐이죠.
당장이라도 상장폐지 당할 것 같은 종목이 아니라면, 지난 매매 기록들을 보며 다시 진입(매수)할 시기를 저울질해 보는 것도 하나의 매매전략입니다. 기본적 접근 분석 방식으로 매수해 나가는 종목들은 대부분 '전량매도'하는 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아니면 평생 보유하면서 연간 배당금 수령하는 목적 또는 더 좋은 종목이 나타나서 갈아타야 하는 경우), 주로 차트분석 위주의 기술적 접근 분석 방식으로 매수 들어가는 경우가 이에 해당되죠. 또한 매년 주기적으로 상승과 하락패턴을 보이는 종목을 그때그때 시기에 맞게 매매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자전거 관련주가 1/4분기에 보통 상승추세를 보이다 그 이후 하락추세로 전환되는 경우죠. 전통적으로 금융주도 연말부터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하다 다음 해 2월경까지 상승추세를 보여주곤 합니다. 이 외에 더 멀리 바라본다면 연간 단위로 상승과 하락 패턴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종목들도 있으니, 몇 년 단위의 중장기 투자하는 분들이라면 '월봉차트'를 기준으로 투자 종목을 선정해 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