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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마언니 Feb 25. 2023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자격박탈

이탈리아에서 내 집 마련하기 #7


아무리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지만, 두번의 실패는

결국 그냥 망한거 아닐까?


9개의 경매건에 27팀이 몰렸다.

봉투 하나 하나가 열릴 때마다 속으로 수없이 ‘안돼‘ 를 외쳤다.

우리는 총 4개 팀과 맞붙어야했고 결과는 어이없게도 실패로 끝이 났다.

사실 뭐라 표현할 수 조차 없게 허무맹랑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헛점 투성이었다.

서류 제출 기한이 있었고 그 이후는 사실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수정 또는 추가 첨부가 불가해야 맞다

하지만 그들의 일 처리 방식은 주먹구구로 지금껏 그렇게 대충 해왔던 것이겠지


15번에 경매 참여하기를 바란 어떤이는 서류에 18번이라고 잘못 기입했다.

이론상 제출기한을 넘긴 경매 당일이기에 수정이 불가피 해야함에도 공증인은 수정을 했고 심지어 단일로 그는 낙찰받았다.

낙찰자에게는 PEC 을 통해서 (법적으로 증빙이 되는 이메일 종류) 내용 전달을 받게 되고 준비 서류에 해당 이메일 필수라는 항목이 존재한다.

하지만 낙찰 받은 대부분은 PEC 이메일이 없었다. 그럼 사실상 이 또한 서류 부족이다.


해당 경매건에 우리가 참여한 건 두번 째이다.

물론 첫번째 역시 실패였기에 두번째 도전이 있었지만 두번째 실패 이유는 도무지 납득 할 수 없을 정도로 황당했다. 아니 사실상 시도조차 못했다.


하나의 경매건에 다수가 등장하면 경매 특성상 더 큰 금액을 제시하는 사람이 낙찰된다.

기본으로 제시되는 금액은 총 금액의 5% (한화 대략  천만원씩 오른다)


그런데 금액을 올릴 수 있는 자격조차 박탈 당했다.

이유인 즉 서류 부족이란다.

납득할 수 없다. 첫번째라면 뭘 몰랐겠지 할 수 있지만 두번째, 앞 전과 한치의 다름도 없이 준비했건만 지난번은 되고 이번은 안된다? 이해가 안된다.

하지만 그들은 어떠한 서류가 부족인지 조차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무조건 서류부족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앞의 모든 상황을 지켜봤는데 우리만 안된다고?? 이거 뭐.. 인종차별? 그런거야?


가령 준비해야할 서류 목록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이렇게 구체적인 서류가 적혀 있지 않다. 그저 신분증

신분증의 범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운전면허증도, 주민등록증도, 여권, 의료보험, 세무번호, 외국인으로서 필요한 체류허가증까지 모두 있는데??  

트집은 결혼증명서로 옮겨졌다.

동사무소에서 발급한 이탈리아 현지 항목자체가 결혼증명서라고 쓰인 문서를 첨부했지만 쉽게 말하면 우리가 첨부한 결혼증명서는 (일반) 버전 이고 그들이 바라는 건 결혼증명서 (상세) 버전 이란다. 대체 어느 서류목록에 결혼증명서 상세! 라는 항목이 표기되어있는지? 대체 그럼 그 서류는 어디서 떼야하냐 물으니 Comune (동사무소 개념) 에서 두달 정도 소요된단다.

뭐라고??

경매 기한이 고작 45일 남짓인데, 환장하겠다.

얼토당토 않는 순 억지에 가까운 그저 답답하고 속터질 뿐이다.


그들은 되지만, 우린 안된다.

아무리 반론을 해보아도 타당한 이유도 명확한 설명도 없이 그저 “No”


무려 10개월을 기다렸지만 말도 안되는 트집으로 속수무책 자격 박탈당했다.


그동안 얼토당토 않는 일들을 경험하면서 웬만한 일들은 이제 웃어넘길 수 있다 생각했는데 불연듯 닥치는 이놈의 이탈리아 행정처리는 겪을때마다 도무지 초연해지지가 않는 게 더 화가 난다


진짜 이럴 때마다 다 때려치고 싶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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