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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마언니 Oct 27. 2020

이탈리아 코로나 백수와 벤츠 이탈리아 로마 지점

망할 벤츠것들!!



둘째 출산 선물로 남편이 자동차를 사주겠노라 했을 때 그는 당연스레 벤츠를 생각했고 나는 무조건 싫다했다.
이탈리아와서 지금껏 벤츠를 탔고 지금도 차 두대 중 한 대는 벤츠지만 솔직히 좋은 줄 전혀 모르겠고 서비스는 늘 엉망이었고 수리라도 한 번 할려치면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같은 비용에 기가찰노릇이었다.

생계용 영업차는 (그놈의 벤츠투어)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내 차’ 라는 명목으로 사주는 거라면 무조건 벤츠부터 거르고보자 라는 생각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내 바람대로 나는 벤츠를 벗어나 차를 구입했고 일년 조금 넘게(밖에 안 지났기에) 무탈히 잘 타고 있다.

누가보면 마치 벤츠 영업딜러라도 되는양 벤츠 아니면 절대 안될 것 같던 남편도 ‘이 차가 확실히 더 편하네’ 할 정도로 차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다.

보통 휴대폰을 하나 구입하면 3-4년 후 다음 시리즈가 나올 때쯤 바꾸라는 뜻인지 고장이 잘 나더라..하게 되는데 이놈의 벤츠도 그랬다(환장한다,한두푼도 아니고)
벌써 벤츠 벤 차량만 3번째, 신차 구입 후 만 4년이 끝나기도 전에 꼭 말썽이다.

이번 차는 11월이 4년이 되는 해인데 보란듯이 10월에 고장났다.

안그래도 뭐든 단박에 되는 것 없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까지 더해지니 늘 의미없는 그놈의 약속 약속 약속,

매일 영업하는 차, 브레이크 등이 켜지니 안전문제로 이어질까 걱정되어서비스센터를 몇차례 들러보아도 큰 문제 아니니 약속잡고 다시 오라는 말만 반복하다 드디어 그 약속날이 되어 정비 맡겼고 멍청한건지 기술이 없는건지 맨날 전자시스템 문제니 별 거 아니라는 소리만 해대다가 결국 차 돌려주기로 한 시각까진 원인도 잘 못찾고 뒤늦게 연락와서는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고 그래서 수리비는 얼마고..이야기 듣다보면 이런 상태로 운행하면 절대 안되는거 아니었나? 가히 놀라게되는 진짜 염병천병하고 있네 이노무 벤츠것들!!!



그래서 이번엔 1400€ 란다. (한화 대략 200만원 선)
한 푼이라도 버는게 더 시급한 이 코로나 시대에 별 일 아닌 것 처럼 이야기 하던 그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1400이라는 지출을, 그야말로 대환장을 결제했다



그리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전 날 로마 공항 주차장에서 차박을 했다.

현재 이탈리아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관광객은 현저히 줄었고 당연히 로마우버 또한 탑승객이 줄었다. 시내에서는 하루 3,4시간 대기 후 단거리 10유로 미만의 일을 하나 할라치면 공항은 그래도 시내까지 이동거리가 있으니 비용이 조금 있다보니 대부분 로마우버 기사들이 공항에서 대기를 하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한 낮에는 대기차량이 보통 20대 많게는 40대까지도 무한정 대기를 한다.

현재 이탈리아 로마는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가 내려진 상태이고 자정에 급히 귀가하기 위해 우버를 이용하는 손님을 끝내고 나면 새벽 1~2시

집으로 돌아와 잠시 눈 붙이고 다시 공항으로 가는 번거로움도 덜고자 하는 남편은 곧장 공항 NCC주차장을 가서 대기번호 1번을 확보한 후 차박을 한다.

코로나 초기만 해도 보통 이럴 때 빠르면 오전 5시 늦어도 오전 7시께는 우버 콜이 울리는 데 사실상 요즘은 이마저도 결코 쉽지가 않다.

새벽 내내 좁은 차 안에서 추위와 맞서 차박을 하고 오전 9시가 되어야 콜 하나 울릴까 말까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한 집안의 가장은 그렇게 버티고 또 버티건만, 달려도 모자랄 판, 속도 모르는 차는 또 정비소에 들어간다.


오전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망연자실 힘 하나 없는 목소리로 남편이 전화를 했다.


"찐아, 어디야? 나 공항인데 여기로 좀 와주면 안돼?"


새벽 1시에 대기번호 1번 받아두고 오전9시 장장 8시간의 기다림 끝에 겨우 콜이 울었건만,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여러번 시도를 해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 별 방도없이 손님에게 콜 취소를 부탁하고 벤츠 서비스센터에 연락 해둔 상황이라 했다.


부리나케 달려가 남편을 마주하니 속상해 어쩔 줄 몰라는 하는 남편 얼굴이 너무 가여웠다.


괜찮다고, 그럴 수도 있다고, 안 다친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이탈리아 시스템 답고 오전 9시 경 부른 서비스차량은 오후1시가 다되어서야 도착했고 제 발로 구르지도 못하고 이번엔 심지어 견인차에 업혀가는 우리 생계용 차를 보고 있으니 내 속도 이리 쓰리고 답답하고 형언할 수 없는데 남편 속은 오죽할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우리의 악조건 속의 지출은 또 늘어났다.

역시 이번에도 그들은 별 일 아니라고 했다.


망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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