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좋기에 그렇게까지
엄마표 영어의 장점
"와, 언니 진짜 대단하다! 난 그렇게까지 못 해. 나도 카페 들어가서 봤는데 진짜 엄마들 열정이 장난 아니더라. 다들 어떻게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친한 동생이 한 말이다.
소위 엄마표 영어를 한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열정이 가득하다. 우리 아이의 교육을 위해 매일 영어 책을 읽어주고 영어 노래를 불러줄 뿐만 아니라 서슴없이 엄가다를 자발적으로 해서 여러 가지 자료들로 놀아주기까지 한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아이가 자거나 등원했을 때는 아이에게 써 줄 수 있는 영어 표현들까지 공부한다.
맞다. '그렇게까지' 한다.
도대체 무엇이 좋기에 그렇게까지 하는 것인가?
시간적
논문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한 언어를 유창하게 배우기 위해 드는 시간은 적게는 900시간에서 많게는 4,400시간까지도 든다고 한다. 많은 환경을 고려해야 해서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많은 시간의 인풋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곳은 집이다. 집에서 영어를 한다면 엄마가 원하는 시간만큼 노출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굳이 따로 시간을 빼지 않아도 밥 먹을 때, 씻을 때, 놀이할 때 등 일상생활 시간을 이용해서 엄마표 영어를 할 수 있다 (물론 따로 시간을 빼서까지 하면 더욱 좋겠지만). 그게 책이나 수업을 통해 생활 영어를 배운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맥락에 맞게 맞는 상황에서 배우기 때문이다.
시간을 빼서 배운 것 또한 반복적으로 여러 번, 다양한 상황에서 노출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이것도 장점이다. 만약 아이가 영어 기관에 다닌다면, 기관에서 배웠던 것을 집에서 엄마표로 함께 해 주면 더욱 효과가 클 것이다.
경제적
언어를 배우기 위해 시간은 꼭 든다. 이 필요한 시간을 집이 아닌 기관에서만 채운다고 생각해 보자.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필자는 영어 기관에 대해 긍정적이다. 하지만 영어 기관에 전적으로 맡기기보다는 엄마가 함께 집에서도 해 준다면 투자해야 하는 것을 조금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엄마표 영어는 굳이 비싼 교재나 교구를 사지 않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집에 가지고 있는 영어책이나 도서관을 적극 활용할 수도 있고, 인터넷에서 필요한 자료를 받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경제적이다. 방법적인 부분은 다른 편에서 다룰 예정이다.
심리적
언어를 배울 때는 배우는 사람의 심리 상태 또한 큰 작용을 한다. 편안한 환경에서 더욱 잘 흡수하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바깥의 어떤 선생님보다 우리 엄마가 편할 것이다. 틀려도 지적당하지 않고, 누군가와 비교당하지 않으며, 창피함이 없는 그 환경. 이 환경에서 아이들은 영어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갖게 되고 영어를 더욱 잘 받아들인다.
뿐만 아니라 엄마표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와의 친밀감이 더욱 돈독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엄마와 책을 읽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미술 활동을 하고. 아이들은 이 모든 것을 놀이로 여기기 때문에, 엄마가 놀아주는 시간이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느낄 것이다. 이는 엄마와 아이 사이의 유대감을 더 끈끈하게 만든다.
자기 계발적
엄마표 영어를 하다 보면 엄마가 자연스레 발전하는 것을 발견한다. 아이와 노래 부르다가 문장 하나 익히고, 책 읽어주다가 모르는 단어 나오면 사전 찾아보며 새로운 단어를 알게 된다. 아이에게 간단한 영어 표현 몇 개 써 주다 보면 엄마 입에도 익어서 자연스레 나오게 되고, '이건 영어로 어떻게 말하지?' 하며 찾아보다가 영어 공부를 자연스레 하게 된단 말이다.
영어 실력뿐 아니라 창의력이나 기획력 또한 발전한다. 독후 활동 검색해 보다가 다양한 활동 방법을 알게 되고, 더 나아가 우리 아이에게 맞는 활동으로 변형시키거나 새로운 활동을 생각해 내기도 한다. 어떤 식으로 우리 아이의 엄마표 영어를 이끌고 나갈지 생각하다 보면 전반적인 지도를 그리며 기획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영어 기관에 다니든 다니지 않든 엄마표 영어는 참 좋다. 엄마표 영어가 너무 거창하게 다가와서 시작하기 꺼려진다면, 'Head, Shoulders, Knees, and Toes' 같은 유명한 영어 노래 하나 아이와 함께 불러보며 시작해 보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