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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메이징 Feb 08. 2022

우리 아이 가르치기 힘든 이유 4가지

영유아 부모님 편

"난 우리 아이 절대 못 가르치겠어.

속이 터진다 터져!"

누구나 한 번쯤 느껴본 이 감정...


"그냥 학원 보내면 되지 뭐.

학원에서 다 알아서 해 줄텐데."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이 부분...


사교육과 부모 표의 관계


교육 업계에서 일을 해봤던 사람으로서 사교육, 저는 찬성합니다. 정말 좋은 학원, 좋은 원장님, 좋은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선생님들이 엄마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분명 채워줄 수 있기 때문에 지혜롭게 우리 아이와 잘 맞는

내 가치관과 잘 맞는 곳을 골라 필요에 따라 잘 활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다만, 이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우리 아빠가 집에서 짧은 영어로라도 재밌는 게임을 하며 놀아줬다면?"

"만약 우리 엄마가 집에서 간식을 가지고 간단한 수학 놀이를 해줬다면?"


영어 유치원에서 가르칠 당시 보면 집에서 부모님과 간단하게라도 영어 놀이나 복습을 하는 아이는 전혀 하지 않는 아이와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현재 영유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집에서 부모표를 하는 아이와 하지 않는 아이의 차이는 분명 있다고 합니다.


학원을 다니기만 해도 분명 얻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부모가 함께 해 주기까지 한다면 이 시너지는 엄청날 것입니다.



우리 아이 가르치기 힘든 이유


"그래! 좋았어! 그 시너지를 위해 오늘부터 내가 집에서 부모표를 해 주리라!"

하고 마음먹은 지 1일째. 그 마음이 금방 사라지는 걸 경험합니다.


"아니, 내가 이렇게 갈대였나?"

걱정 마세요. 많은 분들이 동일한 생각을 합니다. 지극히 정상입니다.


보통 우리 아이 가르치기를 힘들어하는 분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중 하나만 해당되어도 부모표의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1. 처음부터 엄청난 목표와 기대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일주일 안에 파닉스 다 끝낸다! 할 수 있어! 아자아자!"


2. 부모가 항상 정답입니다.

"아니야. 그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해야지."


3. 예상치 못한 아이의 반응을 무시하거나 싫어합니다.
"(아이의 뜬금없는 반응 이후) 응. 알겠어. 이리 와 봐. 이거 다시 한번 해보자."


4.  아이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 방법으로 다가갑니다.

"(5살 아이한테) 자, 앉아보렴. 일어나지 말고 앉아있어야지. 문장을 이루는 구조는 주어와 동사란다. 주어란...."


이것들이 왜 우리 아이를 가르치는데 걸림돌이 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 1. 엄청난 목표와 기대 >


가르치는 대상과 현재 상황에 맞지 않는 목표와 기대는 오히려 낙담과 포기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물론 장기적인 목표는 크게 가질 수 있으나 여기서 말하는 것은 단기적 목표입니다.


실행 가능한 작은 목표들을 하나씩 이루어가며 성취감을 경험하면 엄마표를 지속하기 조금 더 쉬워집니다. 너무나 큰 기대 또한 마찬가지로 현실과의 갭을 크게 느끼게 함으로 금방 포기하게 됩니다.


내가 기대했던 건 놀이 시간 전체를 우리 아이와 영어로 말하며 노는 것이었는데 막상 놀아보면 내 맘처럼 되지 않습니다. 머릿속에서는 맴도는데 밖으로는 나오지 않는 나의 영어 실력과 영어 쓰지 말라고 하는 우리 아이의 모습. 두 가지의 마찰로 인해 포기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로메이징 스터디(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엄마표(부모표) 영어 스터디) 하는 분들께는 매주 작은 목표를 잡으라고 말씀드립니다. 활동 때마다 타깃 문장 사용하기, 실생활에서 주제 관련 이야기 나누기, 평일 자기 전에 주제 관련 책 읽어주기 등.


작은 목표 하나를 성취하고 나면 그다음 작은 목표를 이루기가 더욱 쉽습니다. 이렇게 작은 목표들이 쌓여 큰 것을 만들어 냅니다.


예를 들어, 영어 노출이 많이 없던 아이와 놀이 시간 전체를 영어로 진행하고 싶다면 바로 영어로 진행하고 싶은 마음은 잠시 넣어두세요.


대신 몇 개의 문장 패턴이나 단어를 정해서 반복하며 얘기해 줍니다. 나머지는 편하게 한국어로 얘기하며 아이와 신나게 놀아주시면 됩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영어의 비중을 점차적으로 올려 최종 목표인 '놀이 시간 전체 영어 사용'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아이, 부모님의 상황에서 실현 가능한 것으로 작은 목표를 잡아 성취해 보세요!



<2. 엄마가 항상 정답>


두 번째는 활동지를 해도, 놀이를 해도, 그림을 그려도 부모가 정답인 경우입니다. 줄 긋기는 선을 꼭 따라서 그어야 하고, 색칠할 때는 선 안에 꼭 색칠해야 하고, 놀이할 때는 부모가 정한 규칙을 꼭 따라야 하고, 바다는 꼭 파란색이어야 하고.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 마음과 다르게 항상 '맞는 방법'으로 정답을 도출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 길로도 가보고 저 길로도 가보고. 저는 창의력이라 표현합니다.


아이들이 하는 대로 지켜보시면 이 아이들이 얼마나 창의적인지 감탄하실 것입니다. 줄을 가로로 긋는 것인데 새 물결무늬 줄을 그리고, 그림 바깥에 색칠을 하고, 새로운 놀이 규칙을 만들어 내고, 분홍색 바다를 그리고.


물론 아이들도 제대로 하는 방법과 규칙, 사람들이 보통적으로 얘기하는 '맞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하지만 꼭 매번 그래야 할까요?


활동지의 경우 저는 제대로 로아(필자의 첫째; 4살)와 하는 때도 있지만 로아가 '정답'대로 하고 싶어 하지 않을 때는 일부러 유연한 사고와 창의력을 위해 원래의 방법에서 벗어나게도 해 봅니다.


미로 활동지를 하는데 로아가 '정답'의 길로 가지 않고 막힌 길로 갈 땐, 막힌 길에 포크레인을 그려서

길을 새로 만들거나 로아가 그렸던 줄에 날개를 그려 날아서 끝 지점으로 가게 합니다.


숫자 활동지를 할 때도 사과 3개를 장난으로 2개라고 하면 "아니지 이건 세 개잖아! 장난치지 말고 똑바로 해."가 아닌 "오~ 어떻게 알았어? 엄마가 하나 먹었거든 (먹는 소리)" 하며 사과 하나를 지웁니다. 그럼 아이가 즐겁게 받아들이거나 오히려 아이가 스스로 고치는 것도 발견합니다. 


놀이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 하고자 했던 룰과 다른 방향으로 하고 싶어 할 때는 아이의 방법으로 하거나 부모의 방법과 아이의 방법을 적절히 섞어서 해보기도 합니다.


부모가 아는 것이, 지금까지 당연하게 해 왔던 방법이 항상 정답이 아니어도 됩니다. 이것이 맞는 방법이라고 주입하기보다는 아이의 의견과 아이가 원하는 방법을 고려하여 함께 만들어나간다고 생각하면 부모표 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3. 예상치 못한 반응, 금지!>


'예상치 못한 반응, 금지!' 벌써 말에서부터 어패가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아이의 리액션은 갑자기 일어나는 일인데 신 외에 누가 이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영유아 아이들과 놀다 보면 많은 변수가 생깁니다. 꽃으로 시작해서 북극으로 끝날 수 있는 때입니다.


갑작스러운 아이의 반응을 컨트롤하려고 하면 오히려 부모가 스트레스를 받아 부모표를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이에게 잘 반응해 주세요.


예: 실제 예시입니다. 아이와 플래시 카드를 실제 물건에 붙이는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아이가 냉장고 카드를 붙이다가 갑자기 거기 붙어있던 바다 동물 그림에 꽂혀서 그 그림에만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먼저 아이가 관심 있는 것에 대해 함께 관심 가져주고 "멋지다! 저게 뭐지? 고래가 있네. 상어도 보여!" 등으로 아이가 만족스럽게 반응을 해줍니다.


(2) 부모가 원하는 것과 아이가 관심 있는 것을 연결시킬 다리를 만들어 주세요.


예: 엄마가 원하는 것은 다시 하던 플래시 카드 게임으로 돌아오는 것, 아이가 관심 있는 것은 바다 동물 그림입니다.


제가 만든 다리는 이렇습니다: "(영어로) 고래가 냉장고 위에 있어! 상어도 냉장고 위에 있네. 바다 동물들이 냉장고에 모여 있어. 냉장고! 이건 냉장고야. 냉장고가 어디 있다고? 여기!"


아이가 관심 있는 바다 동물과 제가 원하는 냉장고를 연결 지어 함께 언급해 준 후 슬그머니 바다 동물에 있던 초점을 냉장고로 옮겨줍니다.


(3) 그 다리를 타고 자연스레 부모가 원하는 것으로 넘어옵니다.


예: 그 기세를 이어서 자연스럽게 바로 하던 활동으로 이어줍니다. "그럼 전자레인지는 어딨지? 전자레인지 찾아볼까? 전자레인지야~"


아이들의 일상과 반응은 예상할 수 없는 변수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변수를 막으려고 하기보단 받아들이고 그 변수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하나의 도구로

사용해 주시면 부모표는 더욱 쉬워집니다.



<4. 아이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 방법>


부모표를 처음 하시는 부모님들께서 많이 하시는 실수 중 하나입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해 주거나 활동을 해야 하는데 부모의 눈높이에 맞춘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부모의 눈높이에 맞춘 예시:

- 공부는 꼭 앉아서

- 문법은 엄마가 배운 대로 설명

- 책은 꼭 완독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예시:

- 놀면서 배움

- 여러 상황에서 문법 실제 사용 및 게임을 통한 이해

- 책 그림 위주로 짧은 묘사


영유아 아이들은 어른과 많이 다르기에 아이에게 맞는 방법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우리 세대가 배울 때는 교실에 앉아서 교과서를 토대로 선생님이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가 경험한 동일한 방법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부모님들이 꽤 계십니다.


하지만 영유아 아이들은 어느 연령대보다 더욱 오감 자극직접 경험을 통해 배웁니다. 또한 즐거움이 이 아이들에게는 아주 중요합니다. 재미가 없으면 잘 따라오지 않습니다.


그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 하는 행동을 관찰해 보세요.


아이들은 대부분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주 조용한 것보다 약간의 소음이 있는 것을 좋아하고 장난과 웃긴 행동을 좋아합니다. 보기만 하는 것보다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것도 어렵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더욱 쉽습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면 좋아합니다.


뛰기, 점프하기, 뛰어내리기, 소리 지르기, 몸 흔들기, 이불 갖고 장난치기, 서랍에 있는 물건 다 꺼내기, 쏟기, 물장난 치기, 웃긴 표정 짓기, 코딱지, 똥, 방귀 등 더러운 것. 이외에도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것들을 잘 사용하시면 조금 더 쉽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실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이 시작되는 첫 번째 공간은 집이고 집이 가장 중요한 교육의 장입니다. 위에 제시해 드린 방법으로 조금 더 부모표가 순탄해지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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