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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메이징 Aug 30. 2023

영어책 읽을 때 한국어로 번역 안 해줘도 되나요?

네 안 해주셔도 됩니다

질문:

한글 문장 발화로 대화가 되는

22개월 아기인데 책을 읽어줄 때 한글 해석 없이 영어로만 들려주면 될까요?



답변:

(듣기와 말하기)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보자면 소리와 뜻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 배울 때를 생각해 보면 '사과'라는 소리를 듣고 엄마의 제스처, 시선, 표정과 사물 등을 보며 아이가 '사과'라는 소리의 의미를 유추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고 나면 '동그랗고 빨간 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사과라고 하는구나'가 학습이 됩니다.

이는 영어책을 읽어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번역해 주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책에 있는 그림과 그걸 가리키는 엄마의 손가락, 그 외 엄마의 제스처, 표정, 목소리 톤과 같은 비구어적인 표현을 통해 아이가 유추하면서 그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이렇게 스스로 뜻을 유추하며 습득했을 때가 외국어를 모국어로 번역해서 알려줄 때보다 더욱 잘 의미연결이 되어 기억을 더 오래 하고 새로운 상황에서 그 단어를 불러내오는 시간이 단축되었다고 합니다.

모든 문장들을 번역을 해주는 것의 단점은 영어를 영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한국어 필터를 거쳐 영어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소리와 의미 사이 연결이 약하게 형성되고 결과적으로 번역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다면 매번 영어를 듣고 한국어를 거쳐서 다시 영어로 내뱉는 비효율적인 방식이 내재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언어를 이해할 때 좌뇌를 중점적으로 사용하며 여러 인지기능들이 많이 발달한 성인의 경우(발달적으로 어렸을 때는 언어를 이해할 때 좌뇌와 우뇌의 활성화가 골고루 보인 반면 성인이 되면서 좌뇌편향화가 됨) 번역을 반복적으로 하며 트레이닝을 해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겠지만 사회감정적 및 온몸으로 느끼고 배우며 언어를 받아들이는 영유아기 시기에는 굳이 단순 반복 학습을 많이 사용하여 트레이닝을 하는 게 시기적으로 맞을지, 효율적 일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같은 시간에 아이가 직접 느끼고 보고 경험하며 영어를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발달적으로 유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영어책을 읽을 때 번역해 주시는 것보다는 아이가 온몸으로 영어를 받아들일 수 있게 표정, 제스처, 목소리 톤을 통해 이해를 돕는 걸 추천드립니다. 바로 번역해 주는 것보다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더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아! 그렇다고 아예 번역을 사용하지 마시라는 건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번역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 생활 속에서 아이가 직접적으로 '엄마, 이건 영어로 뭐라고 말해?'라고 한다든지, (2) 아이가 '물 줘!'라고 했는데 'Water? Do you want some water?'이라고 엄마가 영어로 얘기하는 경우 등 번역이 불가피한 상황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모국어로 알고 있는 개념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번역을 활용하면 더 빠르게 이해를 도울 수 있기도 합니다. 상황에 따라 (특히 연령이 올라감에 따라) 이렇게 번역 방법을 적절히 잘 활용하면 유익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가능하다면 좀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기억 략들을 한번 더 사용해서 각인시켜주시길 추천드립니다. (예: 상상해 보기, 역할극 해보기, 그림 그리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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