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는 40도로 부탁해요
유난히 추운 날, 집에 들어와서 첫 번째로 방의 불을 켜고 두 번째로는 전기장판을 켠다. 가능하면 빨리 따뜻함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58도까지 높이기도 한다. 바깥의 먼지가 붙은 옷을 깨끗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이불속으로 쏙 하고 들어오면 ‘아- 천국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하는 게 옆으로 누워서 핸드폰으로 세상을 구경하는 일이랄까. 하루 종일 바깥에서 고생한 나에게 주는 휴양과 같다. 저 멀리 바닷가 옆에서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썬배드에 누워있는 게 꼭 휴양인가, 이 순간만은 따뜻한 이 한 평이 안 되는 공간이 나에겐 최고의 웜 배드다.
배가 아린 날에는 엎드려서 이 따수움을 전달한다. 하루 종일 나를 괴롭혔던 복통도 전기매트 위에서는 상냥한 양이된다. 그래 너도 추웠던 거지, 여기 와서 몸을 녹 이렴하고 달래주다 보면 어느새 아픔이 사라진다.
외국에 추운 나라에 가서 살게 된다면 가장 가져가고 싶은 게 바로 이 전기 매트다. 난방 하나 안 되는 바람 솔솔 부는 집에 있다고 해도 전기만 꽂을 수 있고 이불만 있으면 어디서든 잘 수 있을 것 같은 배짱도 있다. 물론 이불 밖으로 안 나간다는 조건하에.
전기 매트의 따수움을 좋아하는 나지만, 가끔 할 일이 있을 때는 냉정하게 꺼버린다. 나를 더 이상 붙잡지 말아 줘라는 무언의 메시지랄까. 자기 전에도 어느 정도 달궈진 매트만 확인하고 전원을 끈다. 전기매트가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나 뭐라나, 아침에 냉정하게 일어나야 하는데 매트가 나를 붙잡을까 봐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시원한 맥주랑 재밌는 영화까지 있으면 더 좋을 텐데, 아쉽게도 운동을 가야 하는 나는 그 마음까지는 참는다. 그래도 이 따뜻함을 최대한 즐기다가 자리를 떠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