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신념이 부른 참사들

어쩌면 마지막 골든 타임일지도 모른다.

by 최진곤

청은 군비부담이 늘어나자 수차례 걸쳐 조선에게 지원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이것이 지난 정묘호란 때의 화의 조약을 깨는 것 일 뿐만 아니라 인조반정 이후의 국내 정세에서 외교노선이 대청 강경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어 조선은 이를 거부했다. 1632년 조선은 인목대비 국상 사절로 온 만월개를 냉대하고 1635년 인영 황후 조문사절을 살해 및 추방하는 등 강경일변도로 대응한 것이 결국은 병자호란의 시초를 가져왔다.


[네이버 지식백과] 병자호란의 발생 원인 (문화콘텐츠 닷컴 (문화원형 백과 조선왕조 아동교육), 2004., 한국콘텐츠진흥원)


병자호란의 발생 원인으로 검색하면 얻을 수 있는 자료이다. 병자호란은 외교 실패로 불러온 참사이다. 만약 인조가 조금 더 유연한 태도로 청과의 외교를 했다면 아마 병자호란은 일어나지 않고 아무 죄 없는 백성들도 죽거나 청나라로 끌려가서 노예가 되는 굴욕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집권자들은 그들이 옳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명나라와의 의리를 지키고 오랑캐인 청나라와는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 그것이 정의이고 옳은 길이라고 이 길이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본인들의 신념에 따랐을 것이다.


임진왜란이 발생하기 전 조선시대 선조는 이이의 10만 양병설을 무시한다. ' 일본은 절대 조선을 침략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굳게 믿고 있었을 것이다. 전쟁에 대비하는 거보다 그 에너지를 다른 데에 쏟는 게 더 나은 대안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실제로 아무런 전쟁 준비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임진왜란 초기 속수무책 당하기만 한다. 선조에게도 신념이 있었을 것이다. ' 일본은 절대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 따라서 전쟁 준비를 할 필요가 없다. ' 그 신념에 따라 그는 조선의 가장 무기력한 임금 중 하나가 되었다.


2차 대전 때 독일 국민들도 신념이 있었다. 독일 국민들은 우월하다. 우리는 반드시 전쟁에서 이길 것이다. 우리가 벌이는 전쟁은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전쟁이다. 히틀러를 따라 목숨을 바쳐 힘을 모으는 게 애국과 세계 평화를 위하는 길이다. 아마 그들이 갖고 있는 신념이었을 것이다.


역사상으로 볼 때, 그들이 갖고 있었던 신념은 결국 세계사적 참사를 불러일으켰다. 인조의 신념으로 죄 없는 조선의 백성들이 죽어나가거나 노예가 돼서 청나라로 끌려 나갔다. 이이의 10만 양병설만 따랐어도 임진왜란 시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초기에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독일 국민들이 조금만 이성을 찾아서 히틀러에 선동되지 않았다면 2차 세계대전의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역사는 단정 지을 수 없다. 다만 만약이라는 단어를 넣어서 생각하면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분명히 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면서 기업들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이런 상황을 미리 준비했다면 어땠을까? 이이의 ' 10만 양병설 '처럼 사전에 경고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조선의 선조처럼 그냥 무시하지 않았을까?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내놓은 대책은 ' 북한과의 경제협력 '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북한은 보란 듯이 동해상에 미사일을 실험 발사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고 위협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거기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조선의 선조가 ' 일본은 절대 우리나라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신념을 갖았던 것처럼 ' 북한도 한 민족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절대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병자호란 때 인조와 집권자들이 그랬듯 명나라가 아닌 청나라는 오랑캐 집단이기 때문에 철저히 무시해야 하고 그게 나라를 위하고 정의라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나라를 위해서 정의를 위해서 이 신념은 절대 굴복할 수 없는 타협할 수 없는 절대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병자호란의 인조처럼 외교 문제에 있어서 흑과 백을 이미 정하고 거기에 맞게 외교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는 않을까? 외교는 본래 언제든지 실리에 따라서 변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 명을 섬기고 청을 섬길 수 없다.'는 그 신념처럼 ' 북한은 우리 민족 일본은 우리의 적 '이라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정책과 정치가 잘못을 저질러도 비판 의식 없이 무작정 지지하는 국민들도 있다. 2차 대전 때 히틀러에게 그랬듯 맹목적인 충성과 지지가 더 나은 조국,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굳은 신념을 갖고 있지 않을까? 지금

정책이 맞는지 틀리는지 혹시 다른 목소리는 무엇인지? 들어볼 생각도 안 하고 나와 반대되는 주장은 매국이고 왜구라고 그렇게 주장하는 게 정의이고 애국이고 옳은 길이라고 굳은 신념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 더불어 잘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더라도 평등한 사회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 는 신념을 갖고 그게 옳은 길이고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현실과 맞지 않더라도 어떤 부작용이 있어도 절대 타협할 수 없다. 그게 정의다. 이런 신념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경제가 망가지고 한미일 관계가 흔들리고 외교 왕따를 당해도 ' 꼭 한민족끼리 남과 북이 통일을 이뤄야 하고 어떤 부작용이 있더라도 이 시대적 사명은 내가 반드시 이뤄야겠다. ' 는 그 신념이 아무 잘못 없는 국민들을 큰 위협에 빠뜨리는 건 아닐까?


제발 그 신념들이 훗날 대 참사로 이어지질 않길 바랄 뿐이다. 다행히 아직 우리에게 시간이 있다. 지금부터 관심과 의문을 가지고 면밀히 관찰하고 행여나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할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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