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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곤 Jul 15. 2020

성장 동력을 없애는 정부 정책

사유재산이 늘어날 때 사람은 더 열심히 살게 된다.

얼마 전 둘째에게 침대를 사줬다. 위에 누나와 달리 아직 어리고 혹시 침대에서 떨어질 수도 있어서 9살이 된 지금 이 시점에 조금 늦게 침대를 사줬다. 아들은 침대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자기 방이 호텔 방 같다면서 어디서 빨간 수건도 갖다 깔고 책상도 만들고 내가 선물 받은 볼펜도 책상 위에 턱 올려놨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나름 호텔방 분위기를 낸 것이다. 혼자 자는 것도 무서워하던 아이가 자기 방에 침대가 생기니 혼자 잘 수 있다고 엄마를 밀어내고 매일 방 청소를 수시로 한다. 방문에 하얀색 종이에 505호라고 적은 종이도 테이프로 붙여놨다. 침대가 생기자 자기 방에 스탠드를 갖다 놓고 매일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본다. 방에 침대 하나 생긴 거뿐인데 본인 소유의 물건이 생기니 아이에게 활력이 넘친다.


사유재산은 이렇게 사람을 활기 있고 열심히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누구나 더 잘 살고 싶고 풍족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최근 정부의 정책 특히 부동산 정책은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굉장히 죄악시되는 분위기다. 사는 집이 안 팔려 집을 처분하지 않은 채 새로 이사 가는 집을 사려고 하면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만 대출을 해준다고 한다. 그것도 6개월 이내에 새 집에 입주해야 하는 단서조항도 새롭게 추가가 되었다. 세상일이 자로 잰 듯 시간을 딱딱 정해서 움직일 수는 없다. 살 집이지만 6개월 이내 전입을 못 할 수도 있고 자금이 부족해서 미리 집을 사고 2~3년 후 새로 입주하려고 하는 내 집 마련 계획도 정부는 다 투기세력으로 본다.


아니 이참에 투기와 투자가 무슨 차이인가? 묻고 싶다. 영어에서는 INVEST 투자 단어 외에 투기라는 단어가 있는가? 우스갯소리로 남이 하면 투기이고 내가 하면 투자라는 말이 있다. 정말 그런 거 같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처럼 절세 차원에서 청주 집을 먼저 팔고 강남 집을 나중에 파는 것은 투자 인가? 투기 인가? 부동산 재벌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는 부동산 투자 개발로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럼 도널드 트럼프는 투자자인가? 투기 세력인가? 어떤 사람들은 단기 이익을 얻기 위한 행위를 투기로 보고 장기적인 이익을 얻기 위한 행위를 투자로 본다고 한다. 그 말에 따르면 단기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 모두 투기꾼이며 불법적인 내부 정보를 활용해서 장기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위대한 투자자인가?


모든 투자는 투자자가 리스크를 감수한다. 단기로 하든 장기로 하든 사실 불법적인 요소 없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투자를 하고 투자자가 스스로 리스크를 짊어지겠다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또한 투기와 투자의 차이를 명확히 정의하고 구분할 수 있을까? 이런 애매모호한 개념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투기와 투자의 차이를 구분하는 거 자체가 에너지 소비이자 시간 낭비다. 도덕적 기준의 잣대는 나와 다른 사람에게 다르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너무나 나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뭐가 투기이고 뭐가 투자라고 구분하는 것도 사람들에 따라 경험이나 지식수준에 따라서 다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명확한 정답도 있을 수 없다.


모든 정책이 본인의 신념에 따라 옳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본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중 하나가 프랑스 우유파동이다. 로베스 피에르는 프랑스혁명을 이끈 지도자였다. 가난한 사람들이 우유가 너무 비싸 못 사 먹는 걸 보고 로베스 피에르는 우유값을 반 값으로 낮추라고 명령한다. 유유의 채산성이 떨어지자 낙농업자들은 우유 생산을 중단하고 젖소 사육을 포기해 버린다. 우유를 공급할 젖소가 줄어들자 우유 공급량이 줄어들고 우유 가격이 더 올라 버린다. 로베스 피에르가 우유 가격이 더 오르는 이유를 묻자 낙농업자들은 책임을 피하기 위해 젖소에게 먹이는 건초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로베스 피에르는 이번에 건초 가격을 내리라고 명령한다. 건초 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수지타산이 안 맞는 건초 농사 대신 땅을 용도 변경해서 다른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한다. 당연한 일이다. 결국 건초 생산이 줄고 우유를 공급할 젖소가 줄어들자 우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서 처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유를 먹을 수 없었다.


로베스 피에르는 이후 반대파에 의해 단두대에서 처형당한다. 로베스 피에르는 개인적으로 청빈하고 검소한 삶을 살고 오로지 프랑스혁명에만 헌신한 인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장 경제를 모른 상황에서 어떤 일에 단면만 보고 남에 의견을 듣지 않고 본인의 생각을 밀어붙이다 보니 본인뿐 아니라 당시 많은 프랑스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안겨준 인물이다.


이 이야기는 많은 을 시사한다. 로베스 피에르가 가난한 사람들도 우유를 사 먹을 수 있도록 생각해서 우유 가격을 낮추라고 명령했던 것처럼 정부도 처음에는 집 값 안정과 서민 보호를 내세웠지만 점점 처음의 취지와는 다르게 정책이 오히려 서민과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지금 전세 가격은 폭등하고 있고 투기꾼으로 몰린 많은 실수요자들이 여기저기서 힘들어하고 있다. 지금은 아무 피해를 보지 않아서 체감하지 못하는 무주택자들도 있을 수 있지만 곧 전세 가격이 만기가 돼서 오른 전세 가격을 보는 순간 이 정책이 정말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구나? 하고 깨달을 것이다.


모든 걸 정부가 통제하는 계획경제는 성공할 수도 없을뿐더러 국가 경쟁력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유재산을 부정하고 부자들과 자본가들을 미워하는 국가는 실패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과거 공산주의의 러시아가 그랬고 쿠바가 그랬고 중국이 그랬고 베네수엘라가 그랬다. 아래 기사는 2006년도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베네수엘라 관련 기사이다. 기사를 보면 지금의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과 굉장히 비슷하지 않은가? 당시 베네수엘라의 국민들은 압도적으로 차베스를 지지했지만 13년이 지난 베네수엘라는 2006년보다 훨씬 가난하고 못 사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도 시장경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프랑스의 로베스 피에르처럼 잘못된 정책을 본인 신념에 따라 밀어붙인다면 그동안 쌓아왔던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무너질 수 있다. 지금이라도 많은 국민들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최소한 우리 자식들이 10년 후 베네수엘라처럼 직장도 없이 쓰레기를 뒤지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를 역동적으로 열심히 살게 만들려면 동기 부여가 필요하고 그 동기 부여는 사유재산을 늘리는 거라는 점을 정부와 많은 분들이 이해하기를 바란다.


https://blog.naver.com/readingfuture    미래를읽다 투자자문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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