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발가벗겨진 선진국의 민낯
사회적 거리두기로 조금은 지쳐 가던 중 오래전 약속했던 회사 후배들과 서울 근교로 운동을 다녀왔다. 새벽 5:3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잤는데 오전 5시쯤 알람 비슷한 신호음이 울려 받아보니 슬로베니아 류불라나로 한 달 전 교환학생을 갔던 아이의 보이스톡이었다. 처음 해보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유럽 친구들과 너무 즐겁게 생활하고, 주말엔 여행도 함께하며 가끔 파티하는 사진도 보내며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전해오던 중이었었다.
그런데 지난주 초부터 슬로베니아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불과 일이 주일 만에 대혼란의 상태가 되어버렸는지라 놀라서 받아보니, 불과 하루를 남겨 놓고 사전예고도 없이 모든 공항과 국경을 폐쇄한다는 뉴스가 밤 9시에 발표되었다는 것과 지금 바로 비행기 티켓팅을 해서 내일 오전에 모스크바를 경유해서 국경이 폐쇄되기 전에 서울로 급거 귀국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아침부터 혼비백산해서 온 가족이 새벽 5시에 깨어나 이십 분 만에 아이가 귀국하는 걸로 결론을 내리고 난 후 나는 경기도 여주로 출발했다. 그리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는 해장국으로 조식을 해결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겨울 초입에 마지막 운동을 하고 몇 달 만에 처음이라서 그런지, 새벽에 놀라서 그랬는지 비거리와 방향 모두가 엉망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좋아라 하는 후배들과의 운동은 너무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어서 고생할 아이를 생각하면 미안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거의 국가 비상사태에나 준할 국경 폐쇄 조치를 내린 슬로베니아나 공황상태를 만들고 있는 유럽의 일부 선진국들인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북유럽 국가들이 원망스러웠고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물론 그 나라들의 불쌍한 국민들보다는 그들의 잘난 체 했던 지도자들을 향한 분노였다.
이미 작년 말부터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최초 발생해서 올해 초엔 우한을 봉쇄하고 대형병원을 일주일 만에 짓는 등 생난리를 칠 때, 우리나라에서도 마스크와 방호복 및 구호물품을 보내어 이웃 간에 인류애를 나눌 동안, 마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오로지 중국에 체류하는 자신들의 국민만 전세기를 보내어 데려올 생각만으로 가득했었다. 중국을 두둔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중국에서 두세 달 시간을 벌어줄 때 유럽 각국들과 미국의 지도자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으며 어떤 방역 준비를 해서 그들의 선진 국민들을 보호할 대책을 세웠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고는 이제 와서 강제 격리, 지역 봉쇄, 비상사태 선포, 국경 폐쇄, 동양인 혐오와 폭행에 대한 방치 등 뭐 하나 코로나 사태 해결과 방역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나 행동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EU, 유럽은 하나라며 동맹을 하더니 가장 기본적인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에 대한 셍겐조약마저 헌신짝 버리듯이 파기하고 국경을 폐쇄해서 그들을 믿고 그 나라들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안중에도 없으며 심지어 인종차별과 혐오, 폭행까지 하는 사례가 셀 수도 없이 뉴스로 들려오니 화도 나고, 과연 그들이 오랫동안 누려온 선진국이란 부러움과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는 나라들인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그들의 민낯과 실체에 대한 바닥을 보게 되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그들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겸손하고 또 겸손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수오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오늘 저녁에 트위터에 올라온 영국 국영방송 BBC와 강경화 외무부 장관의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보았다. 한국이 어떻게 코로나 상황을 대처해왔고 앞으로 또 어떻게 방역이 진행될 것이며, 어떻게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인터뷰였는데, 이 모습을 지켜본 영국 시민들의 반응과 댓글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깊은 존경과 감탄, 한국사회의 시민정신에 대한 격찬 그 이상이었다. 정말 다시 돌려보기로 몇 번을 보아도 국뽕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경험 그 자체였고 우리나라와 국민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오죽하면 우리 국민들은 국난 극복이 취미라고 하겠나.
반면, 오랫동안 선진국 대접을 받아온 미국 및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WHO 팬데믹 선언 이후 벌어진 대혼란과 부끄러운 지도자들의 직무유기와 시민정신의 바닥을 보여준데 대해 반성하고 그들이 가졌던 자부심은 잠시 내려놓고 어디서부터 그들이 잘못된 것인가에 대해 격한 시민사회와 지도자들의 반성이 있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새롭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신종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그들의 자랑스러운 문명은 종말을 고하고야 말 것이다. 개뿔, 선진국은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