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바일스의 용기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Simone Biles)가 "세상이 기대하는 것을 해내려 하기보다 몸과 마음을 보호하겠다"며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기대했던 종목인 체조 결선에서 기권하며 세상의 기준에 맞춰 사느라 힘겨운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주었다고 한다.
시몬 바일스는 2016 리우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운동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다.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으며, 미국인들은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체조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바로 바일스에 대한 기대감이었다고 한다. 시몬 바일스 선수는 기권 후 언론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올림픽은 모든 운동선수들의 꿈의 무대일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감동의 무대다. 땀과 눈물, 감동과 좌절 그리고 환희와 영광이 함께하는 전 세계인의 축제다. 하지만 아무리 올림픽이라고 한들 거기서 온 세상을 다 얻는다고 해도 자신을 잃는다면 그게 무슨 소용일까.
정작 그런 꿈의 무대라 할지라도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기쁨과 행복을 빼앗아 간다면, 조용히 한걸음 물러나 자신을 보살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바일스는 우리에게 가르쳐주었다. 그녀의 용기는 또 하나의 울림이 있는 스토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고 있다.
시몬 바일스는 오래전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자신을 포함한 성폭력 피해 체조 선수들을 위해 올림픽에 출전했고, 결국 자신을 위해 올림픽을 포기했다. 체조선수들은 공중에서 비틀기나 뒤집기 같은 동작을 할 때 착지가 불안하면 다칠 위험이 크다고 한다. 그녀의 이번 기권 선언으로 체조 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보호하는 일에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인생의 정점이란 화려하거나 빛나던 어떤 시간이 아니라, 내가 '나'로 살았던 시간, 내가 나일 수 있었던 시절’이란 말이 새삼 떠올려진다. 무대가 끝나고 조명이 꺼지면 모든 영광과 환희의 박수갈채는 사라지고 다시 우리는 평범한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우리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뼈저리게 느끼고 깨달았다.
세상을 다 가진다 해도 내가 행복하고 즐겁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용기 있는 깨달음을 얻은 시몬 바일스 선수는 이미 세상의 중심에 서 있다. 그녀의 용기에 지지를 보내고, 또한 그녀의 용기와 함께 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기준에 맞추느라 힘겹게 살기보다는 ‘오롯이 내가 나일 수 있고, 온전히 나로서 살 수 있는 인생’의 봄날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