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날 Apr 13. 2020

시계보다는 나침반을 보라

나만의 시간 갖기

 

“시간처럼 그냥 흘러가는 것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일상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일을 소망할 때가 많은 우리 직장인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서 후다닥 출근 준비를 하고 겨우 온타임에 회사에 도착해 제자리에 앉고서는 안도의 한 숨을 내뱉으며 치열한 또 하루를 시작한다. 그렇게 월요일부터 금요일 저녁까지 일주일은 빠르게 대개는 루틴 하게 돌아간다. 그 일주일 중에 나만을 위한 시간은 별로 없다. 굳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찾으라면 출퇴근하는 지하철이나 차 속에서 보내는 한 시간 미만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주말이 되면 토요일, 일요일은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것 같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혼자 생활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평일에 못했던 주말의 남겨진 일들이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 많다. 게다가 요즘 같은 봄날엔 주말 결혼식까지 다녀야 한다. 그렇게 또 주말이 지나가고 일요일 오후 5시쯤 되면 벌써 여유롭던 마음은 나도 모르게 긴장모드로 바뀌면서 머릿속은 벌써 출근 준비와 다음 주 회사에서 쳐내야 할 문제로부터 구속당하기 시작한다. 물론 내가 회사에 존재하는 이유가 그런 문제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고 해결해나가기 때문에 존재의 이유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일요일 늦은 오후 시간이 직장인들은 민감해지고 이때가 부부싸움을 조심해야 할 시간이다. 주말 이틀 붙어있다 보면 서로가 더욱 친밀해져서 긴장이 풀리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두 사람 모두 월요일 출근을 위한 마음의 긴장이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일 년 열두 달을 이런 루틴으로 우리는 직장 생활을 한다. 그러다 보면 일에 치여 벚꽃이 피는지, 노란 은행잎이 떨어지는지도 모르게 생활한다. 어느새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캐럴이 나오기 시작할 때쯤이면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꿈, 목표, 방향을 돌아볼 자기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가 힘들어진다. 그리고 연말연초에 어쩌다 주어진 시간에 여러 가지 삶에 대한 반성이나 후회, 회의가 들 때가 많다. 예외는 있다. 우리들 중에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평소에 자기만의 시간을 만들고, 삶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졌던 직장인에게는 예외일 수 있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직장인들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이 절대 필요하다. 평일 하루를 마감하는 혼자만의 삼십 분, 일주일을 정리하고 또 새로운 일주일을 준비하는 혼자만의 한두 시간이 우리의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물론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집 밖의 자신만의 특별한 공간이나 집 안의 서재라도 있으면 감사할 일이다. 그런 공간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아니면 혼자서 집 가까운 데를 한 시간 정도 산책할 수 있는 곳, 그래서 그곳에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사색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한 시간의 사색은 한 권의 좋은 책을 읽는 것만큼 우리에게 이롭다.



  나의 경우에는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주말에 운동 약속이 없으면 서너 시간 집 밑에 있는 조용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아내한테 동의를 구했음은 물론이다. 그렇게 시간이 허락하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혼자 브런치를 먹으며 또는 오후에 노트북, 신문, 책을 챙겨서 카페로 내려가고는 했다.


 가끔은 노트북으로 영화도 보고 신문을 읽거나 미리 사둔 책을 읽을 때도 있었지만 대개는 한두 시간 이런저런 생각과 사색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사람마다 자기만의 taste와 style이 있겠지만, 내 경우에는 이십 년을 넘게 그렇게 나만을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의 근육을 단단하게 하였고, 때때로는 지난주의 잘못을 반성하기도 했으며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또한, 가끔은 해외출장이 있으면 해결해야  해외 비즈니스로 힘들고 긴장되긴 했지만, 현지 호텔에서  먹는 여유로운 조식 시간과 기내에서의 혼자만의  사색과 영화 보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해외 출장이 잦은 직업인 관계로 출장  기내에서 읽고 싶은 책을 미리 준비해 매달   권은 읽었던  같다.


 기내에서 조용하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  감흥과 여운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단숨에 들이켜고  후의 입안에 남은 커피맛처럼 마음속에서 오래 머문다. 유럽노선이나 뉴욕은 최소 11시간은 온전히 내게 주어진  ‘나만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을 소화하며 성장하고 성숙해   있다고 생각해 본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시간처럼 그냥 흘러가는 것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