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안성기, RIP)
배우 안성기가 우리 곁을 떠났다. 매일 아침마다 듣는 CBS ‘아름다운 당신에게’의 진행을 맡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정원은 배우 안성기야말로 국민배우라는 이름이 가장 합당한 배우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오래전,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하러 가는 배우 안성기와 비행기 옆자리에서 함께 타고 갔던 일화를 소개했다. 예의 그 사람 좋은 표정으로 어린나이에 외국에서 혼자 공부하는 자신에게 따뜻한 태도로 대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출연한 영화 중 ‘라디오스타(2006)를 가장 좋아했고, 그 주제곡인 ’ 비와 당신‘을 많이 불렀다. 또한 회사생활을 마치고 초여름에 아내와 함께 영월을 여행했고, 그 영화의 흔적을 찾아 영월 별마로 천문대를 방문했다. 별을 좋아하는 아내에게 제대로 된 별을 보여주진 못하고 맑은 하늘에 천문대를 둘러보고 그가 천문대의 천체망원경을 보며했던 대사를 떠 올렸다.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어. 별은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라는 말이다.
물론 그 후, 그가 영화 속에서 천체망원경을 보며 안드로메다와 전갈자리, 물병자리를 말했고, 그 별자리를 보여주겠다는 막연한 생각에 몽골트레킹을 떠났다. 하지만, 이젠 몽골의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조차 수많은 게르의 휘황찬란한 불빛 때문에 북두칠성만 볼 수 있었고 별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박중훈의 아버지가 박중훈에게 “너는 아무 소리 말고 안성기 배우만 따라다녀라”라며 그를 본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 안성기 배우는 모든 배우들의 귀감이 될만한 아름다운 삶을 살고 떠났다. 또한 그 영화, ‘라디오스타’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철들지 말자”를 모토로 살았다. 나 역시 인간이 철들면 재미없다는 오래전 그의 철학대로 가능한 철들지 말자고 했지만, 나도 모르게 어느새 조금 철이 들고 말았다. 그래서 과거처럼 재미는 덜했고, 최소한 모든 관계에서 재미없는 사람, 재미없는 모임엔 만나지도 않고 나가지도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의 비보를 듣고 얼마 후 라디오의 클래식 음악시간이 끝났고, 영화음악 시간으로 넘어갔다. 바로 나는 넷플릭스에서 그의 영화 ’ 라디오스타‘를 찾아 다시 보았다, 세월은 가고, 지금은 그 영화 속의 라디오 PD는 돌싱맘이 되어 40대는 어떤 배역을 맡기가 애매하니 어서 빨리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청록다방 미쓰김은 영화감독이 되었다. 또, 그때 김밥 한 줄이 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오천 원이 되었다.
그 영화에서 새로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은 영월 중국집 주인으로 잠깐 그 영화를 만든 이준익 감독이 출연했다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88년도 가수왕 최곤(박중훈)의 성공과 부활을 위해 그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그의 매니저 박민수(안성기)는 떠난다. 그때 80년대에 유행했던 팝송인 Video killed the Radio star(buggles)가 흘러나온다. 말 그대로 20세기에 만들어진 비디오로 인해 귀로 듣는 라디오의 스타가 사라졌다는 안타까움을 표현한 노래이다.
이 영화는 진실한 관계란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영화 속의 가수 최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이익에서 멀어질 때만 모든 관계의 진실이 보인다는 것이다. 어느 미래학자의 인터뷰를 보면 AI시대는 많은 직업을 대체하겠지만, 결국 “다정하게 사람을 만나고 섬세하게 몸 쓰는 직업은 가치를 잃지 않을 거다 “라는 말을 떠올렸다. 그 ‘라디오스타’의 마지막 장면처럼 배우 안성기는 활짝 웃는 얼굴로 우리 곁에 영원히 빛나는 별로 존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