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토남의 정석
요즘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에겐남, 에겐녀, 테토남, 테토녀 이런 말이 유행한다죠? 맥락을 살펴보니 새로운 개념은 아니고 섬세남, 차분녀, 박력남, 가모장 이런 느낌이더라고요. 굳이 따지자면 저는 에겐남일 것 같지만, 늘 테토남의 로망을 갖고 있는, 웅취(雄臭)바라기입니다.
날이 더워지면 꼭 이 노래를 듣습니다. 사실 신화는 제 최애그룹은 아니었고, 저는 지오디를 좀 더 좋아했어요. 저 시절의 아이돌은 늘 사회비판, 학폭, 못난 어른들, 제도...... 이런 비판을 가해줘야 좀 멋있어 보였지만, 늘 싱그런 연애를 꿈꿨던 예비 에겐남인 저로서는 사랑 노래를 주구장창 해대는 아이돌이 참 유니크하고 세련돼 보였달까요.
하지만 이 노래는 정말 웅취 가득한, 테토남의 노래입니다. 주변에 신화창조가 있다면 정말 자랑스러워해도 될, 해야 할 노래가 이 <Perfect Man>이에요.
이 노래를 떠올릴 때면 신혜성의 턴차기, 전진의 찌푸린 미간도 생각나지만, 단연 이 노래는 이민우의 노래입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춤꾼을 꼽을 때 꼭 이민우를 넣는데요. 정말 동작 그 너머의 감과 간지가 있습니다. 특히 브리지 부분을 혼자 소화하면서 노래를 클라이맥스로 올리는 퍼포먼스란 하......
요즘 아이돌은 잘 모르지만, 남돌이라고 하면 이런 맛이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갓 잡은 활어 같은 에너지가 화면 밖으로 뚫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노래를 정말 수도 없이 노래방에서 시도해 봤지만, 생각보다 아니 대놓고 음역대가 높습니다. 그러고 보면 신화는 가창력도 참 좋았던 그룹이 아닌가 싶네요.
여름입니다. 땀과도 정면승부 해야죠. 이 노래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