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0이 넘은 아재입니다. 대략 1980년대 중후반에 태어나신 분들과는 많은 문화와 정서를 공유하게 되겠는데요.
제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 소위 '홍대병'이라는 것이 유행했습니다. 주류 K-POP으로 대변되는 아이돌과 슈퍼스타들의 정형화된 음악에서 벗어나 홍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음악을 선보이는, 산업자본의 도움을 받지 않았기에 '인디펜던트'하다 해서 붙은 '인디음악'을 들으며 센치한 척, 한껏 고양된 에고를 뽐내던 자들에게 붙인 병명이지요.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워낙에 라디오 키즈였기에 라디오를 중심으로 소개되고 소비되는 인디음악에 한껏 빠져 공연도 다니고 페스티벌도 다니고 그랬더랬죠. 괜히 소개팅도 은하수 다방에서 해보고 ㅋㅋ (거기 아직도 있나 모르겠네요)
오늘 소개해드릴 노래는 사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보다 에피톤 프로젝트라는 1인 밴드를 참 좋아하다 객원보컬인 심규선까지 취향이 흘러간 케이스인데요. 이 시절 많이 듣던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꼽으라면 단연 심규선의 <부디>입니다.
처연한 정서가 짙은 멜로디와 가사임에도 이 노래엔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무더위의 한복판에서 차분함과 희망을 모두 경험해 보실 수 있도록.
부디 그대 나를 잡아줘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
오 제발 이 거친 파도가 날 집어 삼키지 않게
부디 그대 나를 안아줘 흔들리는 나를 붙잡아
오 제발 이 거친 바람이 나를 넘어뜨리려 해
저기 우리 함께 눈물짓던 그 때 그 모습이 보여
이젠 눈이 부시던 날의 기억 그래 그 순간 하나로 살테니
오 부디 다시 한 번 나를 안고
오 제발 지친 나를 일으켜줘
우리 사랑 했었던 날들
아직 모든 것들이 꿈만 같아
오 부디 다시 한 번 나를 깨워
오 제발 지친 나를 일으켜줘
다시 나의 손을 잡아줘
이제 잡은 두 손을 다신 놓지마 제발
그대 이렇게 다시 떠나가는 날
이젠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지
우리 이렇게 헤어지면 언젠가는 또 다시
오 부디 다시 한 번 나를 안고
오 제발 지친 나를 일으켜줘
우리 사랑 했었던 날들
아직 모든 것들이 꿈만 같아
오 부디 다시 한 번 나를 깨워줘
오 제발 지친 나를 일으켜줘
다시 나의 손을 잡아줘
오 부디 다시 한 번 나를 안아줘
부디 다시 한 번 나를 안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