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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은 왜 괜찮은가

나 정도면 괜찮지 않아? ㅋㅋㅋㅋㅋㅋ

by 담담댄스

오늘 하루는 메타인지 빵! 날려버리고, 미친 척 내새끼 같은 글 자랑 한번 해보고 싶다.


리플은 환영! 근거 있는 악플은 대환영!! 근거 없는 악플은 무지개 반사!!!






1. 구독자와 라이킷 대비 댓글이 많다


유튜브에서 주문처럼 요청받는 '구독, 좋아요, 댓글, 알림 설정' 중 어떤 것이 알고리즘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칠까. 다양한 이론들이 있지만 최근 권위자로 등극한 챗선생님께 여쭤보기로 한다.



그렇단다. 유튜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댓글이란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소감을 남기는 것은 탭이나 클릭 한 번에 그치는 것보다 훨씬 고관여의 작업이고, 비록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수준이더라도 어떠한 마음씀의 결과라는 방증 아닐까.


내가 만족할 만한 좋은 글은 그저 소비되는 글보다는 독자들로 하여금 한 번쯤 어떤 생각을 하게끔 하는 글이다. 보통 내 글은 발행 당일치기 영업성이라 오늘 기준으로 이틀 정도의 여유를 두고 10/13(월)부터 하루씩 거슬러 올라 최근 업로드한 5개 콘텐츠의 '좋아요'와 '댓글' 수(참여 작가) 평균을 보기로 한다. (내 대댓글, 상대방 대대댓글은 제외)


<귀멸의 칼날 아래, 목숨을 건다> 10/13(월) _ 좋아요 23 / 댓글 3

<브런치에서 성공하는 법* (Revised)> 10/10(금) _ 좋아요 51 / 댓글 15

<조용‘필’링 of you> 10/10(금) _ 좋아요 26 / 댓글 2

<라오스에 뭐가 있는지 솔직히 궁금하진 않았다> 10/6(월) _ 좋아요 44 / 댓글 4

<Jay Park과 G-Dragon*> _ 좋아요 38 / 댓글 4


평균 '좋아요'는 36.4 / '댓글'은 5.6개다. 물론 브런치라는 아이템 치트키를 쓰긴 했지만, 모수를 넓혀봐도 체감상 이 정도 되는 것 같다. 특히, 구독자 대비 '좋아요'는 미진한 측면이 있지만(정량적 측면), '좋아요' 대비 '댓글'(정성적 측면)이 좀 더 나오는 것 같아 몹시 만족스럽다. (타 작가님과의 비교는 거부한다! 오늘은 마상을 입지 않기로 했다) 물론 구독으로 맺어진 의리와 측은지심으로 댓글을 달아주시는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지만, 오늘만은 메타인지 뻥! 차버리기로 했으니 무시하겠다 ㅋㅋ


더욱 자존감 올려줄 만한 기분 좋은 댓글은 '리퀘스트'다. 음악 이야기를 많이 써달라, 콘텐츠 감상 후기를 올려달라는 식의 글을 볼 때면 뭔가 자발적 고통(?)에 나서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글을 쓰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동시에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내 안에 갖고 있는 에너지를 밖으로 옮겨 놓는 일, 소진하여 남겨두는 것이니까. 하지만 내 글이 가장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댓글이라 몹시 고맙고 애착이 간다.



2. 트렌드에 집착한다


사실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브런치네이버 블로그 사이에서 플랫폼을 고민한 적이 있다. 약간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 기질이 있어서 이런 방향성을 좇는다면 네이버 블로그가 맞을 것 같았다. 특히 네이버 블로그는 폐쇄적인 브런치와는 달리,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지닌 플랫폼이라 더욱 고민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브런치에 게재됐다면 드라마 방영을 앞둔 이 정도의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웠으리라 단언한다.


하지만 역시 콘텐츠의 2차, 3차 소비나 수익보다는 글쓰기라는 1차적 목적과 충실성에 집중하기 위해 브런치를 선택했다. 이 선택은 지금까지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간간히 콘텐츠나 스포츠 위주의 트렌드와 팬심을 보여줄 수 있어 브런치에서는 차별화 요소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소재 부담이 전혀 없다는 장점도 있다. 영화, 드라마, 예능, 책... 콘텐츠는 무궁무진하고 감상평 역시 아마추어라는 장점 아닌 장점으로 마구잡이로 쓸 수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 지금도 꽂혀서 보고 있는 예능이 하나 있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면서도 설렌다.



3. 위트 강박이 있다


사실 웃긴 거야 너무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거라지만, 나는 어느 정도 실소를 머금을 만한 글을 종종 쓰는 것 같다. 잘생기면 해보고 싶은 거라든지, 게딱지 긁어먹는 거라든지, 아무말 대잔치라든지, 위고비라든지...... 이런 정신 나간 글을 써서 많은 독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기를 바란)다.


나는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딱 하나의 가치가 있다면 웃음이라 믿는다. 아내와 찢어지게 다투다가도 갑자기 「조커」의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扮)처럼 까닭 모를 실소가 터져 나오면 서로 금세 풀리고는 한다. 무엇을 하더라도 웃기면 장땡,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는 노긍정 선생님의 말씀처럼 언제나 소년 같이 해맑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그저 웃긴 글을 쓰고 싶다. 재미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4.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브런치에서의 성공은 집어치운 지 오래라 나는 정말 주제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잡식성 작문을 일삼고 있다. 회사생활 이야기, 음악 리뷰, 책 리뷰, 영화/드라마 리뷰, 먹부림 먹부심, 감성 에세이, 유머 1번지, 인사이트 생성, 스포츠 이야기 등등 다채로운 영역에서 재미와 의미를 모두 추구하려 하고, 재미가 없으면 의미만이라도 남길 수 있는 글들을 쓰고자 한다.


사실 무의미한 글도 몇 번 써보고 싶긴 했는데 (이를테면 즉석 N행시 같은) 의미 강박이 있어서 그런지 잘 안 되더라. 여튼 아무리 산해진미라도 하나만 때려먹으면 질리기 마련인데 이렇게 뷔페처럼 매번 다른 이야기를 선사하니 얼마나 맛있게 먹을 수 있겠는가.


(근데 가장 질리는 게 뷔페 아닌가... 아! 메타인지, 오늘만은 넣어두기로 한다)



5. 표현에 심혈을 기울인다


아는 사람은 알겠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표현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는 편이다. 이건 직업적인 특성에 기인한다고도 볼 수 있는데(운 좋게도 회사에서 주로 글쓰는 일을 맡고 있다) 일단 객관적인 사실을 명기할 때에는 팩트체크를 빡세게 한다. 최소한 나무위키라도 가보고, 구글링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원문을 찾고 틀린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재미를 주든 의미를 주든 허황된 이야기를 하면 신뢰를 주지 못하니까.


동어 반복을 극혐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퇴고에 퇴고를 거듭한다. 예를 들어 앞 문장에서 '좋아한다'라고 쓰면 뒤에서는 '선호한다', '마음이 간다', '호감 있다' 등등으로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한다. '특히'라는 부사를 썼다면 '무엇보다', '우선' 등의 유의어로 문장을 이어가고, '~의 ~의 ~'도 엄청 싫어해서 최대한 '~의'를 한 번만 쓰려고 한다. '~하는', '~인' 같은 수식을 어쩔 수 없이 두 번 이상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문장을 자르거나 다른 수사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또, 정확한 단어를 고르려 집착한다. 내가 표현하려는 의도에 가장 부합하는 낱말을 고르고 골라 쓴다. 단어에는 용례가 있고, 용례에 따라 뉘앙스가 미묘하게 달라진다. 심지어 조사 하나만 하더라도 '~이/가'와 '~은/는'은 오묘하게 다른 어감을 준다. 그런 맥락까지 감안해 최대한의 정확성을 담보하고자 애쓴다. 주술 호응을 기본으로, 비문을 체크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데, 나는 퇴고할 때 꼭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 본다. 읽었을 때 호흡이 흐트러지거나 어순이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말맛이 살지 않으면 수정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이런 디테일을 추구하는 나는 생긴 것부터가 아주 와타시와 아쿠마다.







기타 등등 내 글을 사랑하는 이유, 내 글이 괜찮은 이유는 수십, 수백 가지라도 더 댈 수 있지만 참아 보겠다. 내 글은 이토록 허투루 나오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고 오늘, 단 하루! 자부해 본다.


매번 겸손이라는 핑계로 누군가에게는 내 글을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지구상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내 글을 사랑한다. 글을 나보다 더 잘 쓰는 이는 많겠지만, 내 글을 나보다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다들 그렇지 않습니까?)


자, 이제 악플의 시간이다. 달더라도 근거를 꼭 붙여서 달아주었으면 한다 ㅋㅋㅋㅋ 사실 무지성 악플도 오늘은 그러거나 말거나 해볼 테니 환영이다. 어쨌든 무플방지 위원회 가입보다는 모욕죄로 고소하는 편을 택하리. 아, 긴장 푸시라. 훼손될 명예가 없어 명예훼손죄는 거론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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