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 참작되지만 선의는 참견이다

일상다반사 시리즈로 만들어볼까ㅡ

by 담담댄스

(오늘 글은 길지 않다)


담담댄스, 오늘 오후 3시 50분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발신자는 미상, 직업상 모르는 번호라도 외면할 수 없기에 '솔'톤을 갖추고 받는다.


ㅡ 여보세요, OOO입니다.

ㅡ 안녕하세요, 저 정보보호팀 △△△입니다.


다행히 클라이언트는 아니지만,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심지어 정보보호팀. 감사나 정보보호, 컴플라이언스팀 같은 곳에서 연락이 오면 운전 중 경찰차를 마주할 때마냥 위축되기 마련이다.


ㅡ 저 혹시... 제 택배 갖고 올라가신 걸까요?

ㅡ 네? 아! 네네 제가 택배 찾으러 갈 때 같은 층에 아는 이름 보이면 같이 챙겨서 올라옵니다. 앗! 혹시 이거 보안위반일 수도 있겠군요!!! ㅠㅠㅠㅠ 아, 저 맹세코 주문내역은 보지 않았는데 ㅠㅠ 죄송합니다.

ㅡ 아! 절대 아니에요 ㅎㅎ 저는 혹시 어디 갔다 오는 길에 택배 찾으러 와봤더니 없어서 잃어버렸나 했거든요. 수령인 보니까 담담님 이름 쓰여 있길래 연락드렸어요. 감사합니다.

ㅡ 괜한 오지랖을 부렸네요. 죄송합니다 ㅠㅠ





멍청한 놈. <마녀의 빵>으로 글도 썼던 놈이. 선의가 다 선한 결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아는 녀석이 ㅉㅉ. 당사자가 자리에 없다면 오늘처럼 헛걸음할 수도 있고, 좀만 더 사려 깊게 생각했다면 택배 상자 붙어 있는 주문내역 역시 민감정보일 수 있는데. 어쩔 수 없이 발현된 정상은 참작되지만, 순수한 의지로 부린 선의는 참견일 뿐. 상대방이 요청하지도 않은 도움을 주고


오우, 담담댄스님. 어쩜 이래~~~
멋지고 살뜰하고 다정해... 우왕 최고다아ㅠㅠㅠㅠ


이런 공치사라도 듣고 싶었던 건가. 몹시 한심하다.


오늘의 교훈.


요청받지 않은 도움은 결코 센스가 아니다. 오지랖이다.


(다행히, 그 분과는 메신저로 얘기 나누며 훈훈하게 마무리됐다고 한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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