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기록 35

여름이야기와 독서

by 꿩니

*어제는 여름에 관한 이야기에 잔뜩 심취했었다.

가상의 주인공들을 계속 상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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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장면들을 넣어야 귀여움이 배가 될까? 혹은 왠지 모를 성취감이 들었으면 좋겠다 생각도 하고

주인공의 패션도 생각해 봤다.

개인적으로 겨울 옷보다 여름의상 그리는 게 더 재미있다.

내가 못 입지만 좋아하는 룩을 그리는 대리만족일까..


*인스타를 돌다 보면 핀터레스트 독서 사진 모음이라던가 그림을 심심치 않게 본다.

심지어 영화에서 그런 장면만 모아논 포스팅도 있다.

더운 여름 티셔츠 한 장 입고 시크한 선글라스 너머로 무심하게 에코백에 넣어둔 책을 꺼내 읽는 모습은

어찌나 쿨하고 멋지던가!

정작 나는 그렇게 잘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 일부러 가방에 쏙 잘 들어가는 작은 책 위주로 구입을 했지만 막상 나가서는 가방에 들어 있는 거 조차

까먹을 때가 태반이라...

게다가 책에 완전히 집중하기는 왜 이렇게 어려운지.. 카페 갈 때마다 오늘은 책도 읽어야지!! 를 수백 번 다짐하지만 핸드폰 보기가 절반을 차지하는 것 같다.

나는 주로 산문이나 에세이 자기 계발 관련 글을 보는데 보다 보면 조급함이 밀려와서 아이패드고 켜도 뭐라도 그려야 할 거 같은 기분이 들어 독서를 방해하곤 했다.

난 항상 이놈의 조급함이 문제야!!


남편은 잠깐 쉬어 가는 타임을 조급해하지 말고 그 시간대로 그간 못한 걸 해두라고 했다.

그래야 바쁘거나 중요한 일을 닥칠 때 그것에 더 집중하고 조금이라도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어제는 집에서 걸어서 한 30분 걸리는 우체국을 왕복했다.

중간에 우체국에 다다랐을 때쯤 분식집이 눈에 들어왔다.

망설이다가 떡볶이와 김말이 튀김 1 고추튀김 1 이렇게 시켰다.

앉아서 먹는 집이 아니라 옛날처럼 서서 먹는 곳이었는데 이렇게 먹어본 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상하게 분식집은 다양하게 먹고 싶어서 혼자서 잘 안 가기도 하고 대부분 요즘은 앉아서 먹거나 배달이 주라 이색적인 기분마저 들었다.


거의 다 먹어 갈 때쯤 한 아주머니와 아이가 들어왔다. 아주머니는 아이가 먹고 싶은 튀김을 골라주고 떡볶이도 시켰다. 그리고 본인은 어묵을 집어 한입에 넣기 시작했다.

어릴 때 나도 엄마와 시장을 갈 때면 중간에 꼭 이렇게 들려 순대나 찐만두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엄마가 즐겨 가는 상가 지하에 찐만두가 유별 맛있어서 갈 때마다 찐만두는 필수 코스였다.

그때가 떠올라서 괜히 흐뭇해 지는 장면이었다.더군다나 서서 같이 먹다니.너무 귀엽잖아.

일상에 이런 귀여운 장면은 기억해둬야해 싶어서 기록에 남긴다.


여담으로 우체국에서 볼일을 보고 분식을 먹었기 때문에

칼로리 소모를 더 해야 한단 생각에 집까지 또 걸어갔다.

날이 이제 꽤나 더워져서 집에 오니 더 지쳤다.

그래도 교통비 세이브 했단 생각에 왠지 모를 뿌듯...

일론머스크 같은 사람이 보면 코웃음 치는 짜잘한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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