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기록 48

어중간함의 고통

by 꿩니

나는 어중간한 부분이 참 많다. 그림도 그렇고 꾸미는 것도, 영어실력도 그렇다.

어쩔 땐 나 자체가 어중간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뭐 하나 똑 부러지게 잘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

생각해 보면 그럴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자기 위로)

우리가 아는 똑 부러지는 사람들도 이 어중간함을 거쳐 온 게 아닐까


얼마 전 그린 그림들이 맘에 들지 않았다. 이런 날은 과거의 다른 그림마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렇게 그렸었다니... 왜 이렇게 그렸지? 등등 온갖 부분에 '구리다'라는 표현을 달아버린다.

그리고 '이 상태로 계속 삶이 이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쓸데없다면 쓸데없는 걱정도 하며 하루를 탕진한다.

분명 이런 기분이 처음은 아닐 텐데 항상 낯설고 익숙하기 어렵다.

이럴 땐 보통 어떻게 했더라? 기억이 되짚어 보면 결론은 그냥 하는 것으로 나온다.

어떤 분야든 그렇겠지만 그림도 확실히 그리는 횟수에 따라 늘고 노련해진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일명 '구린 내 그림'도 마주할 대범함도 가져야 한다.

다 잘 그리면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하고 있겠는가.. 안되니까 하는 것이지..

알면서도 '구린 내 그림'을 마주할 용기는 잘 나지 않는다.


이럴 때 보면 차라리 입시 때가 나았던 거 같기도 하다. 석고 소묘나 정물화 같은 데서 나오는 실력차는 사실 그 후에 할 작업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정도쯤이야.(지금 입시를 치열하게 치르고 있는 학생들 죄송합니다.)

KakaoTalk_20230705_005326758.png 하다 보면 느는 것인데 그 과정이 어려운 거 같다.

목적을 잃어버리거나 뭔가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날에는 무능해진 기분이 들어서 한없이 가라 앉는다.


그래도 어쩔 거야, 이대로 쭉 갈 순 없다!!! 하다 보면 잘 될 때, 안될 때 있는 건 이제 알잖아.

오늘만 그저 그런 날이었을 뿐, 전체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며 오늘도 어쩌면 생각의 정리를 하는 날이었을 수도 있다.계기라는 것은 하다 보면 그게 쌓이고 그중 무심결에 나오기도 한다!!!

약간 전형적일수도 있지만 맞는 말이긴 한 말들이다.

그런 의미서 오늘 저녁은 치킨으로 마무리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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