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왜 저는 고음이 안 될까요?”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연습이 부족해서일까.
성대가 약해서일까.
재능이 없어서일까.
하지만 합창을 지휘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소리를 듣다 보니
조금 다른 사실을 알게 된다.
고음은 생각보다
성대의 문제가 아니다.
몸의 문제다.
고음이 다가오는 순간
사람의 몸은 아주 빠르게 반응한다.
어깨가 올라가고
턱이 굳고
숨이 얕아진다.
그리고 그 순간
소리가 지나갈 공간이 사라진다.
그래서 고음이 막히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고음을 “올려야 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힘을 쓰고
더 밀어 올리려고 한다.
하지만 고음은
만들어내는 소리가 아니라
지나가는 소리에 가깝다.
공간이 열려 있을 때
소리는 생각보다 쉽게 위로 올라간다.
합창 연습을 하다 보면
흥미로운 장면을 자주 본다.
어떤 곡에서
고음이 나오는 부분이 다가오면
찬양대의 소리가 갑자기 작아진다.
마치 누군가
mute 버튼을 누른 것처럼
그 부분만 조용해진다.
그럴 때 나는
찬양대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고음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고음은 내 버릇해야 늡니다.
언제까지 고음을
가슴에만 품고 계실 건가요?
되는지 안 되는지는
나중 문제입니다.
일단 용기 내서
소리를 내보세요.”
신기하게도
몇 번 그렇게 부르고 나면
그 부분의 소리는 조금씩 달라진다.
그래서 고음을 연구하다 보면
흥미로운 순간을 만나게 된다.
어떤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고음이 편해진다.
연습량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성대가 달라진 것도 아니다.
단지 몸이
조금 덜 긴장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고음을 가르칠 때
“더 크게 내라”거나
“더 힘을 써라”는 말을
잘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고음이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몸이 먼저 굳어요.
생각보다 별거 아닙니다.”
고음은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고음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