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월광 3악장

올해는 이거다

by KayYu

쇼팽 녹턴 Op.48-1을 마무리하고 다음 곡으로 월광 3악장이 눈에 들어왔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평생 이런 곡을 내가 해 볼 수나 있겠는가 싶었지만 20시간 정도 연습하고 정상 속도의 30~40%로 완주하고 오호라...요거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만땅이 되었다. 게다가 이거 올 해의 목표인데, 지금 1월이란 말이다!


어마무시한 곡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쇼팽 Op48-1도 헨레 레벨 7이고 월광 3악장도 같은 레벨이다. 처음에는 수긍할 수 없었지만, 음악 전문가님들께서 같은 레벨을 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었고, 그걸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듣는 것과 연주하는 것은 분명 다를 것이다. 그게 이 곡을 시도하게 만든 번째 이유였다. 하지만 이제 알 수 있다. 헨레의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아, 물론 이 곡을 시도한 첫 번째 이유는 아름답다는 것, 그래서 나의 버킷 리스트 작품이라는 것. 그 이상 무엇을 얘기하겠습니까. (버킷 리스트가 점점 많아지는 건 안 비밀)


기교는 오직 속도뿐이다.


그리고 속도는 체력과 자세다.


빠르기를 제외하면 선율은 참 정직하다. 베토벤 음악의 특징이랄까? 손가락이 복잡하게 꼬이는 것도 없고 심한 도약도 없다. 아르페지오도 교과서라 손가락 시동을 걸기 위해 하논을 하루 한 곡 10분씩 해 왔었기에 부담 없이 나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교과서라는 의미다. 다만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체력과 집중력, 빠른 속도에 맞는 손가락 위치와 팔의 유연성. 나에게 부족한 모든 요소들이 있으니 이 작품을 통해 배울 것도 많아 보이니 나에게 또 한 발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곡을 정말 정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거의 막바지에 이르러 즉흥환상곡의 선율이 등장할 때였다. 어떤 선율을 만나면 그 패시지를 손에 익히기 위해 부단히 반복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 없이 과거에 익힌 그 손놀림만으로 단 번에 해치웠을 때의 짜릿함. 하... 이게 이렇게나 벅찬 일이었나?


베토벤 게 섯거라. 월광 3악장

신념 다짐을 알리는 자신과의 약속 노트를 적어본다.



ps. 대문 사진: (내가 즐겨 찾는) Paul Barton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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