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상이 나를 외면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변한 걸까

by 사월애


#. 1 세상이 나를 외면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변한 걸까

아니면 내가 변한 걸까


한국에 돌아와 한 달 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변화된 나를 이 세상에 보이기 전에 충분히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준비만 된다면 이 세상에 충분히 행복하게 흡수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시작된 고민. 나는 누에가 되었다. 지정된 틀 안으로 들어가 커튼 치고 고요함만이 남겨둔 채 덩그러니 누워 고뇌했다. 이 어둠을 깨는 날 나는 세상으로부터 훨훨 날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30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방안을 밝혔다. 고요함 사이로 소음이 흘러들어왔고 나는 다시 현실 세상 앞에 섰다. 변화된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이전과는 달랐다. 사람의 얼굴만 보아도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친구들의 걱정을 듣기만 해도 나는 무너져 내렸다. 다른 사람을 상처 주며 자신을 확인받는 사람들에 가슴이 찢어졌다.

아픔으로 물든 세상이 이전보다 더욱 가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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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들에게 내가 깨달은 것에 관해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당신의 존재만으로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려주고 싶었다. 학벌, 외모, 옷, 능력 그런 것 따위가 당신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나는 그들을 향해 열변을 토해냈다. 그러나 그들은 나의 말을 외국어쯤으로 여겼다. 그 누구도 나의 말에 깊이 공감하지 못했다. 세상은 의도한 대로 흘러갔다. 여전히 사람들은 가슴에 화가 가득했고, 외모에 집착했으며,

남들보다 좋은 직장을 가지지 못했다는 이유로 나락으로 빠뜨렸다.


나는 어느 순간 사람들 사이에서 입을 닫아 버렸다. 내가 이야기를 늘어놓을수록 알 수 없는 공허함과 슬픔에 휩쓸렸으니까. 나는 울기 시작했다. 길을 걷다가도 알 수 없는 눈물이 툭 하고 쏟아져 내렸다.



여행을 통해 너무나도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었고, 내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준 하늘에 감사했다. 참 행복했는데, 나처럼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것은 너무나도 큰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갑자기 변해버린 내가 조금은 원망스럽다. 변화된 덕분에 매일매일 크고 작은 슬픔에 잠겨 살아가고 있다. 나는 너무나도 예민하고 상대의 감정에 쉽게 흡수되어버린다.


그러나 정작 이 세상에 흡수되지 못하고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칠판에 써두었던 나비의 꿈은 이렇게 지워져 버렸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면서 나에게 묻는다.


“앞으로 정말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뼈아프게 느껴지는 사람들의 슬픔을 어떻게 감당하며 살아야 할까. 사람들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이 소외감을 어떻게 감당하며 살아야 할까.


나는 오늘도 걷는다.

그리고 묻는다.


어떻게 이 삶을 감당해야 하느냐고.






" 잔잔히 일렁이는 강물처럼, 춤추듯 사는 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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