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상담실을 통한 변화
우리는 학창시절 부터 우선순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라났다.
"우선순위를 생각하고 행동해라."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하지만, 정작 우선순위를 염두해 주고서 생활한 기간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나에겐 학창시절보다는 사회생활을 하고, 무언가 내가 하고 싶어진 일들이 많아지는 시기부터 우선순위를 생각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시간은 한정적인데, 하고 싶은 일들은 많으니 시간 조율이 필요하고, 우선순위로 필요없는 일들은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활해보니, 학창시절에 들었던 내용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 당시의 방법으로 들었던 우선순위 선정의 중요성이라면 지금 들어도 지루할 것 같긴 하다.
상담실에 오시는 내담자들과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제일 먼저는 우선순위가 없는 분들이 많이 있기도 하고, 그 우선순위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나 일등인 경우가 더 많다.
어제 온 내담자도, 가장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남편을 대신하여 일을 열심히 하였고, 허리를 다쳤지만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계속적으로 일을 했다고 했다. 그렇게 자녀 2명을 보란듯이는 아니어도 열심히 키웠는데, 큰 아이는 자퇴를 하고, 둘째아이는 학교에서 사건.사고로 징계를 받았으며, 그러한 것들이 내담자 본인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서 그런 것 같다는 죄책감을 표현하였다.
상담을 하는 50분 내내 내담자는 남편의 이야기, 두 자녀의 이야기를 주로 하였다. 상담 내용에는 내담자 본인의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그러한 현실이 안타까웠다. 내담자에게 다음 상담에는 본인의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하였는데,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듯 본인이 우선순위가 아닌 경우에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우선순위에 내가 없다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큰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는 주요한 판단오류일 수 있다. 왜냐하면 내가 바로 서있지 않는다면, 나의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없다는 뜻이 되고, 나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예를 들면 남편이나, 자녀들, 부모님들의 문제들, 가족들의 건강상의 어려움 등) 문제 들을 제대로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다.
"당신의 우선순위 중 1번은 무엇인가?"
이런 생각을 해본 사람은 바로 대답이 나올 것이지만, 생각해본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질문이 될 것 이다. 나에게 1번으로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 적용시켜 본다면 지금 당장으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더 힘을 내어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일터에서의 자율성과 효능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예전보다는 많이 생활과의 균형을 잡아가고 있지만, 적어도 일터에 가서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지금 종이를 꺼내에서 나의 우선순위를 나열해볼 것을 권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책에서 이야기 하면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왜냐하면 나도 그렇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의 권유를 따르면 더 큰 경험과 성찰, 인사이트를 얻게 되기에 나 또한 권하게 되는 것 같다. 방법으로는 우선 쓰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쓰려면 뇌는 두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첫번째로는 이것이 우선순위에 들어가는 것인지? 두번째로는 우선순위로 몇번에 해당하는 것인지? 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세번째 우선순위를 작성하려면, 동시에 우선순위인지도 고려해야 하지만, 그것이 세번째인지도 동시에 고려해야하고, 다음에 올 네번째 우선순위가 맞는지도 순식간에 고려가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순서는 나중으로 미뤄두고, 나에게 우선순위로 고려되고 있는 것을 나열해본다. 순서는 모든 것들이 다 나열 된 이후에 작성해도 늦지 않다. 그렇게 작성된 것이 10개가 넘어가는가? 그렇다면 더 우선순위가 정해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적은 우선순위 리스트를 읽어본다. 때로는 합칠수도, 때로는 지울 수도 있을 것이다. 머리 밖으로 깨내어 놓는 것만으로도 정리가 일부분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적힌 리스트를 보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내용들을 검토한다. 검토 이후에 숫자를 붙여 넣는다. 이렇게 숫자를 붙이는 건 한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요성과 시급성을 고려하여 순서를 정하면 조금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순서를 정할 수 있다. 이렇게 순서를 정해놓으면 사람의 뇌는 해결을 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게 있기 때문에, 해결 중심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을 하려고 한다.
적어놓은 우선순위 리스트에 '나(본인)'은 몇번째에 해당하는가?
대부분 '나'는 우선순위에 없거나 후순위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본인의 일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일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관대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도 본인에게 관대하게 대해주지 않는 다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이 있다. 나 조차 소중하게 다루지 않는데, 다른 사람이 소중하게 다루어주길 바라는 것도 무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