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뭐에 지원하는 걸 좋아한다.
그게 체험단이 되었든 아니면 공모전이 되었든, 나에게 "선정"이란 단어가 주는 기쁨은 크다.
가령, 브런치 조회수가 1,000을 넘어서 오는 메시지 알람이라던가 어딘가의 온라인 멘토로 선정되었다든 연락, 평가 예비심사위원으로 등록되었다는 연락 등이다.
그것만으로도 뭔가 내가 아직 쓸모있다는 느낌이다. 누가 나를 찾아준다는 느낌에 기뻐하는 걸지도.
이게 도파민 중독이라면 중독인데, 그래서 그런지 나는 한 때 이직을 통해 큰 인정욕구를 바란 것 같다.
내가 수많은 사람들을 제치고 '픽' 되었다는 기쁨, '선정'되었다는 기분에 이직을 많이한 걸(혹은 자주 옮겨다니는 걸) 자랑삼아 얘기했던 것도 같다.
30대가 넘고 마흔에 접어들수록 살면서 엄청나게 큰 희열이나 즐거움을 느낄 일은 많지 않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대소사도 거쳤겠다, 이제 남은 건 어찌 보면 언젠가 다가올 부모님과의 이별 등 슬플 일들만 남았다.
크게 기뻐할 일이 없는 일상 속에서 자꾸 무언가에 지원해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싶어하는 나.
인정욕구를 바라는 습성에 나는 오늘도 '공모'나 '신청' 이런 단어를 검색하며 기웃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