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텐트가 우리에게 왔다

캠핑은 장비빨 아니던가

by 데자와
"내가 좋은 텐트 하나 발견한 것 같아"


캠핑을 공동의 취미로 해보기로 결의한지 며칠 후ㅡ

남편은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꼬물락 만지더니 "이거 어때?"라며 오렌지색 텐트를 하나 보여줬다.


보니아또.JPG 우리의 첫 텐트, 미니멀웍스 보니아또


"응 예쁘네. 이거 사려고?"

남편이 보여준 것은 캠퍼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네이버 카페 '초캠장터'에서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게시글이었다.


초캠.JPG 캠퍼라면 반드시 가입해야 할 '초캠장터'

판매자는 수원 직거래를 선호한다고 써 놓았고 글이 올라온 시간은 자정을 넘긴 시간이었다.


"내 생각에 이거는 내일 아침 눈뜨면 거래 종료되어 있을 것 같아"

"그래? 그럼 지금 당장 지르자"


남편은 재빠르게 판매인에게 '늦은 시간에 연락드려 죄송합니다'로 시작하는 문자를 보냈다.

판매인도 글을 올리자마자 구매하고 싶다는 피드백을 받아서인지 우리가 사는 지역을 물어왔다. 상태를 보고 네고하셔도 된다며 우리쪽으로 오시겠다는 말에 일사천리로 거래 날짜를 잡았다.


"우리 이렇게 텐트 바로 사도 되는 거야?"

"응 그런가봐. 키킥"


텐트를 볼 줄도 모르면서 금새 누가 낚아채갈까봐 새벽에 거래예약을 잡는 우리 둘의 모습이 웃겼다.


"이거 흠은 없겠지? 자기 잘 볼 자신 있니?"


동거인은 자기가 봤을 때 이 정도면 굉장히 괜찮은 가격이고 (정가 69만원을 45만원+네고 가능성)

텐트만 주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깔 수 있는 그라운드 시트까지 받는 것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라운드 시트.JPG 텐트를 사고 그라운드 시트까지 얻었다



거래 당일이 되자 판매자께서 주황색 텐트를 들고 집앞까지 오셨다.

아파트 옆 넓직한 정자에다가 텐트를 펼치고 요리조리 살펴본 우리는 "저희가 뭘 볼 줄 아나요"하면서 쿨거래를 했다. 2만원 네고를 이득이라고 생각하며.


주황아 앞으로 잘 부탁해


보니아또 텐트.jpg 당근마켓에서 산 보니아또 오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