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의 늪에 빠지다

고릴라캠핑, 초캠장터, 당근마켓

by 데자와
캠핑에 필요한 가장 최소한의 장비는 뭘까?


첫 번째, 텐트. 잠을 자고 생활해야 하니까 반드시 있어야 한다.

두 번째, 의자. 부모님 시절에는 텐트 하나에 버너 있으면 끝이었지만 작금의 대한민국은 어느 분야에서건 장비빨이 우선시되므로 ("언니, 육아는 템빨이에요"라고 했던 지인의 말이 생각난다) 릴렉스 체어 하나쯤은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세 번째, 테이블. 밥을 먹는데 밥상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가장 큰 장비인 텐트를 구매완료했기에 나머지 제품들만 후루룩 사면 될 것 같았다.

코로나로 인해 인기상품들은 품절이거나 구매하는 데 녹록치 않다고 들었기에 오프라인와 온라인을 적절히 혼합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고릴라캠핑'이 싸고 가성비가 좋다는 말에 주말을 이용해 집 근처 고릴라 캠핑으로 향했다. 캠핑의 인기를 증명하듯 가게 내부는 발 디딜틈 없이 붐볐다. 가족단위의 고객이 많이 보였다.


차근차근 둘러보고 싶었지만 사람에 치여 물건을 살펴볼 엄두도 안 났다. 캠핑의 인기가 이 정도란 말인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다른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고, 그곳에서 우리의 릴렉스 체어를 만나게 됐다.

마렉스.jpg 아까워서 손잡이 부분 비닐도 떼지 않은 마렉스 체어


앉자마자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의자였다.

편안함에 있어 여타 의자를 추월했다.

마음에 들어 당장 구매를 하고 싶어 사장님께 문의했지만 재고가 없는 상황이었다. 재고가 없다고 하니 더욱 이 의자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의자의 인기를 반영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행히 마렉스 본사에서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바로 주문을 넣었다.


한편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의 가격을 따라갈 수 없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당장 눈앞의 물품 몇 개만 검색해봐도 온라인이 최소 5천원에서 1만원은 저렴했다.

이렇게 큰 매장을 운영해도 결국 소비자는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둘러보고 온라인에서 물건을 산다는 점을 생각

하면, 사장님 내외의 노동력과 서비스만 고스란히 이용하는 것 아닌가 싶어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나역시 조금이라도 더 싼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부피가 큰 물건일수록 가격이 비싸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도 그만큼 컸다.

오히려 작은 소매품이 택배비 2500원 때문에라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는 게 더 이득으로 계산됐다.


우리도 한 시간 가량을 이것저것 둘러보았지만 실제로 구매한 것은 망치와 토치가 전부였다.

무겁고 큰 물건을 비싸게 주고 사서 힘들게 집까지 직접 운반하는 것에 비교할 때 온라인 구매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힘들이지 않고 집앞 현관문에서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지 않았으면서 눈앞의 가격 차이에 온라인 구매를 결심하는 내 모습을 보고 나도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 인간이구나 싶다.


오프라인 매장을 둘러보고 나니 대충 어떤 물건들을 사야할지 감이 와서 테이블을 포함한 기타 소모품은 온라인에서 구매했다. 반드시 새 거만을 써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기에 남들이 쓰다 파는 중고물품도 적절히 활용하기로 했다. 온라인에서 자충매트와 테이블을 구매했고 당근마켓에서 중고로 구이바다와 엠보싱 텐트매트를 샀다.


요새는 중고시장에서도 캠핑 물건을 내놓기가 무섭게 팔리기에
원하는 물품이 보이면 바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판매자에게 물건을 사러간 날에도 우리 외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판매자의 집에 와서 캠핑장비를 구매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캠핑의 시대가 다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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