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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과 물질의 방 Feb 15. 2023

가짜 명품, 진짜 명품



전 세계 명품 소비 1위가 한국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빈부격차는 소비의 차이에서 온다. 소비를 많이 하는 사람을 부자라고 생각하고, 명품을 구매함으로써 부자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인간은 소비를 통해 얻는 만족이라는 효용을 얻고자 하고, 그 효용을 행복감으로 생각한다.

많은 소비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생각은 우리가 쉽게 하는 착각이고, 그 착각은 자본주의를 공고하게 만든다.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 더 많이 가지려 하고, 자본주의는 그 욕망을 자극한다. 그렇게 욕망과 자본주의는 눈밭을 구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소비가 주는 효용과 행복감은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닷물을 마실수록 목이 타는 것처럼 말이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빈부격차는 소비능력의 차이에서 온다. 만일 소비로부터 얻는 행복감은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그것으로부터 해방되면 그에게 가난함도 부유함도 영향을 끼칠 수 없다.

깨달은 자에게 천국과 지옥이 아무런 차이가 없듯이 말이다. 빈부격차를 논하고, 욕망의 눈덩이를 굴리기 전에 소비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에 있던 1년은 소비에서 오는 행복감은 일시적이라는 것을 실감한 시간이었다. 그곳에서 지내는 이들은 하루 한 끼만 먹는 경우가 빈번했다. 나보다 가진 것이 적고, 소비할 수 있는 것도 현저히 적지만, 충분히 행복했다.

왜냐하면 나의 행복과 그들의 행복은 전혀 다른 것이었기에 비교를 통해 우열을 가릴 수도 없는 것이었다.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라 서로 비교가 이뤄질 수 없다.

1년의 시간을 보내고 내 기억에 남아있는 행복으로 충만했던 시간은 뉴델리의 고급 호텔 수영장에서 와인을 마시던 시간이 아닌, 배낭을 짊어지고 땀을 뻘뻘 흘리며 훈자를 찾아가던 시간이었다.

가난과 부유함이라는 이분법적인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가난한 자는 부자가 되고 싶고, 부자는 가난한 자가 되고 싶지 않다. 이런 개인의 생각은 사회의 패러다임으로 나타나고,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면에서 작동한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자본의 늪에 빠져들게 된다.

빈부를 구분하는 것은 소비에 대한 욕망에서 비롯된다. 이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소비를 통제해야 한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라 한다지만, 가만히 세상을 바라보면 돈이면 되는 것들은 일시적이다. "진짜"는 돈으로 살 수 없다.

더 재밌는 사실은 "진짜"를 추구하면 돈은 따라온다. 그게 진정한 의미로 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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