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어째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나는 내게 벌어지는 모든 일들의 원인을 습관처럼 내게 있다고 생각했다. 억지라고 해도 좋을 만큼의 이유들을 갖다 붙여가며. 일어날 일들이 일어난 것이었고, 떠날 때가 되어서 떠난 것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유가 있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왜냐면, 나는 늘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는 존재였으니까. 어딘가 고장 나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으니까.
문제는, 그 이유들을 바탕으로 낸 결론이 너무 나락까지 가버리는 것이었다.
반복하고 또 반복하니 생각의 흐름은 길을 만들었다.
아주 빠르고, 쉽게 결론에 도달하도록.
그래서 나는 어떤 사건이 발생하든지 그냥 죽어버리고 싶었다.
아무 일 없이 평온한 하루를 보내도 나는 그 길을 걸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해도, 좋아하는 바다를 보아도.
나는 계속, 죽어버리고 싶었다.
매일 그렇게 망가지고 있었다.
어디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기 위해 끝없이 헤매며.